성장률 둔화 및 저금리 장기화로 리스크 심화

안정적 외화자금조달 부족, 저유동성 자산 증가 지적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5일 국내 증권산업 전망을 종전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저금리 장기화로 증권사들의 경영 리스크가 커졌다는 판단이다.

무디스는 이날 “한국 증권사들이 향후 12~18개월 간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하에 비전통적인 사업 비중을 늘리면서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하향 조정에는 코로나19 등 경제성장 둔화로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무디스는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을 감안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내린 바 있다.

옥태종 무디스 애널리스는 “지속적인 위탁매매 수수료율 하락 추세가 반영하듯, 증권산업의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사업의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증권사들은 지속적으로 비전통적인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12~18개월 간 이들 증권사에 새로운 주요 리스크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봤다.

장기화된 저금리 환경 속에서 상대적으로 고위험·고수익 자산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옥 애널리스트는 “자금조달 구조와 관련한 주요 리스크는 증권사들의 단기 차입을 통해 자산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유동성이 낮은 자산 비중이 확대되면서 유동성 관리의 어려움도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디스는 한국 증권사들이 위기시에도 활용가능한 안정적인 자금조달원이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외화 자금조달 측면에서 대부분의 한국 증권사들이 커미티드 크레디트 라인(committed credit line) 또는 장기 자금조달원이 부족하고, 스왑이나 은행 여신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무디스는 증권사들의 수익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위탁매매수수료 수익 부진이 지속되겠지만, 기업금융 익스포져, 부동산 투자 및 대체자산 판매 수익 확대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단기 금융 및 기업여신 사업 확대에 따른 자산성장이 증권사들의 자본적정성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무디스는 IBK투자증권(A1), KB증권(A3), 신한금융투자(A3), NH투자증권(Baa1), 미래에셋대우(Baa2), 한국투자증권(Baa2), 삼성증권(Baa2) 등 국내 증권사 7곳에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의 증권산업 전체 자산 점유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59%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