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유입 끊기며 실적 악화
중소형사 경영위기 가능성
당국도 뾰족한 대책 못세워
시장혼란·투자자피해 우려
[헤럴드경제=홍석희·김성훈 기자] 사모펀드 시장의 4월 대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 당국의 투자자보호 조치 탓에 영업이 사실상 어려워졌고 식어버린 사모펀드 인기에 알펜루트 사태까지 보태지면서 한계 상황에 몰린 자산운용사들의 줄퇴출 시점이 임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국은 시장 영향 최소화를 위해 진력하고 있지만 이미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RAK자산운용은 금감원으로부터 최종 ‘등록취소’ 결정을 받았다. 소송패소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들이 겹친데다 추가적인 현금 흐름까지 끊기자 결국 자진 등록 취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의 사모펀드 규제 발표가 있은 뒤 불과 두달만이다.
금융위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사모펀드 통합개정안’에 따르면 사모펀드 투자 최소금액은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되고, 파생상품 등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자산이 포함된 펀드는 은행에서 판매가 불가능하게 됐다. 규제 문턱이 높아지자 증권가 안팎에선 시장에 막 진입한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자금모집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분석들이 쏟아졌다.
전문자산운용사의 등록취소 기준은 최근 6개월 이내 수탁고가 0원이거나, 유지자본이 7억원 미만으로 떨어졌을 때다. 4월부터 정부의 규제시점 기준 6개월을 충족한다. 2019년도 결산도 이때 확정된다. 특히 2년 전 만들어졌던 벤처신주 15% 편입요건 만기(2년 풋옵션)도 오는 4월부터다.
위기에 처할 개연성이 큰 자산운용사는 줄잡아 100여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5년 규제완화 발표 전까지 80여개 안팎이던 자산운용사의 수는 2019년 275개로 늘어날만큼 수직 상승했다. 그러나 정부의 큰 방향이 DLF사태 이후 규제 강화로 맞춰지면서 신규로 자산운용 시장에 뛰어들었던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한계 상황에 몰릴 개연성이 커졌다.
자산운용사들의 실적 악화도 급전직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자산운용사 275곳의 순이익은 206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 줄었다. 업계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519억원을 거둬 전체의 25%를 차지했고 상위 5개사가 거둔 전체 이익은 절반이 상위사에 집중됐다. 반면 전체 자산운용사 275개사 가운데 48.4%인 133사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모전문자산운용사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 200개사 중 56.5%인 113개사가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들의 등록취소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운용하던 펀드를 타사에 넘기는 방안 등을 우선 고려하고 있지만 자칫 부실을 떠안을 개연성도 있는 사안이라 강제는 어렵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 가운데 어려움에 처하는 곳들이 올들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