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국민 힘으로 역사발전”
황운하 “국민 염원…더 나은 민주주의 갖게 됐다”
‘14만 경찰 통제’ 숙제…자치경찰제, 논의도 못해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했다.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고, 검찰의 수사 지휘권이 폐지되면서 그동안 수직적이었던 검경 관계가 수평적 관계로 전환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66년간 이어져 온 경찰의 숙원이 마침내 풀린 것이다. 경찰 일부는 일제의 조선 통치 수단으로 1912년 ‘조선형사령’이 제정된 이후 108년 만에 검경의 관계가 정상화됐다며 환호하고 있다. 그동안 검경수사권 통과에 맞서 검찰이 제기해 온 ‘14만 경찰의 통제’는 숙제로 남았다. 경찰 내부에서도 ‘이제는 경찰 개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형세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경무관)은 1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그동안 수사권 조정을 놓고 부침이 있었지만 결국 국민의 힘으로 역사가 발전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현행 형사소송법 뿌리가 1902년에 만들어진 일제 시대 조선형사령”이라며 “이후 1954년 형소법을 제정하면서 조선형사령을 그대로 인용했다. 108년만에 법이 바뀐 것”이라고 부연했다.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선봉에 섰던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치안감)도 통화에서 “수사권 조정은 경찰 조직에 한정된 숙원 과제가 아니고,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 염원이 담긴 법안”이라며 “억울한 피해 가능성이 줄어들고, 형사사법 신뢰도도 올라가게 됐다. 좋은 민주주의 제도를 드디어 갖췄다”고 했다.
이번에 개정된 수사권 조정안의 핵심은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를 갖는 대신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경찰이 수사를 진행한 뒤, 범죄 혐의 여부를 떠나 검찰로 사건을 송치해야 했다. 앞으로는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이하 개혁단)은 ‘검경 견제와 균형을 통한 국민 편익 제고 효과’라는 자료를 통해 “경찰과 검찰의 수사 책임이 명확해져 국민의 이의 제기 대상이 명확해지는 등 국민 권익 보호에 충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 구조에서는 사건 관계인들은 불기소가 명백한 사건도 검사가 종결할 때까지 기본권을 제한받고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게 되는데, 경찰 단계에서 1차적으로 수사 종결이 이뤄지면 연간 약 56만명에 이르는 사건 관계인의 불안정한 지위를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사권 조정으로 검경 관계는 ‘지휘’에서 ‘협력’으로 바뀌게 된다. 이와 관련, 개혁단은 “검사가 경찰 수사의 방향을 결정하고, 경찰은 검사의 지휘가 부당하더라도 정당성 여부를 다투지 못하고 무조건 따라야 했다”며 “검사의 부당 지휘에 대한 통제 장치가 전혀 없어 전관 예우, 검사 범죄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 등 형사사법의 성역이 잔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 개혁은 과제로 남았다. 그동안 검찰은 검경수사권 조정안 통과에 맞서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면 14만 경찰의 통제가 힘들어진다’는 논리를 펴 왔다. 수사 지휘권으로 그간 14만 경찰을 통제해 왔다는 것이다. 경찰 개혁의 한 방안으로 꼽히는 ‘자치경찰제’는 지난해 3월 법안이 발의된 관련 소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수사권 조정안 국회 통과가 알려진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월 총선 이후 (자치경찰제가 포함된 ‘경찰개혁법안’도 국회를 통과한다면 권력기관 개혁 업무를 관장했던 전직 민정수석으로서 여한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원장도 “경찰 내부를 통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 경찰 수사의 중립성, 독립성 등이 강화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