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 임금 평균 2.8% 낮아

한은 “이자 일부 감면해줘야”

학자금 대출로 채무 상환 의무가 있는 취업자가 그렇지 않은 취업자보다 낮은 임금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이들은 상대적으로 경제 형편이 어려운 만큼, 빚 부담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경제분석’에 실린 ‘학자금 대출 경험이 노동시장 초기행태에 미치는 영향(양동규·최재성)’이란 논문을 보면 학자금 대출 경험자는 대출 미경험자에 비해 첫 일자리의 임금이 2.8%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고용정보원의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GOMS, 2013~2015년) 자료를 토대로 4년제 대졸자 2만954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학자금 대출 경험자는 28%에 달했고, 평균 대출액은 1414만원이었다.

졸업 후 18개월 동안 학자금 대출 경험자는 월평균 195~200만원 사이의 임금을 받았지만, 대출 미경험자는 205~210만만원 사이의 임금을 기록했다. 단, 대출 경험에 따른 임금격차는 점차 축소되는데 졸업 후 1개월엔 14만1000만원 차이에서 졸업후 18개월엔 10만5000원으로 줄었다.

일단 미취업 상태로 지내는 기간을 최소화한 후 이후 이직과 재취업을 통해 임금을 높여가기 때문이란 것이 논문의 분석이다.

대기업,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 등 소위 ‘좋은 일자리’로 여겨지는 직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대기업 정규직의 경우 양 집단간 임금 격차율이 졸업 후 1개월 0.82%포인트에서 18개월 경과시 1.36%포인트로 확대됐다. 빚 부담으로 ‘더 좋은’ 일자리에서 ‘덜 좋은’ 일자리로의 하향취업도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논문에서 “문제의 본질은 낮은 첫 일자리의 임금 자체가 아니라 여유를 갖고 좀 더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에서 노동시장 경험을 쌓아갈 기회를 포기는 데 있다”며 “눈높이를 낮춰 첫 일자리에 조기 취업하는 행태에 낙인효과가 존재한다면 장기적인 노동시장 성과 또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학자금 대출 이자 일부 감면을 통해 대출 경험자들의 구직기간을 현 수준보다 늘려 애초의 기대 수준에 맞는 일자리를 찾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최근 한은 조사에서도 국내 대졸자 10명 중 3명이 대졸 학력이 필요 없는 직군으로 하향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력 과잉 현상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 따른 것이다. 하향 취업자들은 적정 취업자들보다 임금이 36% 낮았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