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해외직접투자 동향 발표…3분기엔 제조업 감소로 6% 줄어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해외직접투자는 활기를 띠고 있다. 올 1~9월 누적 해외투자액이 40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기업들의 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해외투자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이로 인한 국내 산업 공동화와 고용 위축을 막으려면 국내 투자의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3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을 보면 3분기에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대형 투자 위축으로 전년동기 대비 5.8% 줄었지만, 1~3분기 누적 해외직접투자액은 419억달러로 지난해 1~3분기(365억5000만달러)보다 53억5000만달러(14.6%)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기준 해외직접투자액은 2016년(265억달러)까지만 하더라도 300억달러를 밑돌았으나, 2017년(344억8000만달러)에 300억달러를 돌파한 후 올해는 4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해외직접투자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연도별 해외직접투자액은 2015년 303억6000만달러에서 2016년 395억9000만달러, 2017년 446억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497억9000만달러로 500억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국내 설비투자 감소와 대비되는 현상이다. 국내 설비투자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올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감소했고, 이로 인해 국내 제조업의 생산능력 자체가 사상 처음으로 축소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해외직접투자를 제조업만 보면 올 1~3분기 중 146억5000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기간(120억4000만달러)보다 21.6%(26억1000만달러) 급증하며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는 경제규모 확대 및 글로벌화로 크게 늘고 있지만, 자본의 해외 이탈이 심화할 경우 산업 공동화와 고용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1990년대 일본도 저축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과 수익력이 떨어져 해외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저축을 늘려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그 자본이 일본에 투자되지 않음으로써 경제가 더욱 위축되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이나 해외로 흘러가지 않고 국내의 생산적 분야에 투자되도록 기업의 생산성 및 경쟁력 제고와 이를 뒷받침할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올 3분기 해외투자액은 127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135억6000만달러) 대비 5.8% 감소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 시설투자와 대형 인수합병(M&A)이 상반기에 집중된 때문이다. 3분기 제조업 해외투자는 31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46억1000만달러)에 비해 32.5% 줄었다.
이에 비해 올 3분기 금융보험업은 53억달러, 부동산업은 21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0.6% 및 61.2% 증가했다. 국내 유동자금 증대로 자산운용사를 통한 단기 펀드형 금융투자가 지속 증가한 가운데, 부동산업에서는 안정적 수익을 위한 대형 부동산 인수 목적 투자가 급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