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대응, 안으론 남매간 분쟁
한진가 지분구도·주가도 ‘안갯속’
조현아, 조원태 경영에 문제 제기
한진칼이 한진의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는 강성부펀드(KCGI)에 대응하기 위해 한진가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게다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한진가 지분을 둘러싼 대결구도가 시계제로 형국이 될 조짐이다.
한진칼은 ㈜한진 지분 17만1208주를 시간외 대량 매매를 통해 주당 3만400원에 매입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총 취득금액은 52억원이다. 이로써 지분율은 22.19%에서 23.62%로 확대된다.
한진칼은 취득목적을 계열회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라고 밝혔다. 한진칼을 제외하고 한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특수관계인은 정석인하학원(3.97%),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0.03%),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0.03%), 조현민 한진칼 전무(0.03%)에 불과하다. 전체 지분을 포함해도 30%에 못 미친다.
2대 주주인 KCGI의 투자목적 자회사인 타코마홀딩스, 엔케이앤코홀딩스, 엠에스앤코홀딩스, 그레이스앤그레이스의 보유 지분은 10.17%이다. 국민연금공단(7.54%)과 GS홈쇼핑(6.87%)은 그 뒤를 잇고 있다.
한진은 서용원·류경표 대표이사와 성용락 사외이사가 내년 3월에 임기를 만료하게 된다. 특히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린 서용원 대표이사를 대신해 노삼석 부사장을 한진의 대표이사로 내정한 상황에서 ‘표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칼은 한진 내부 경영권도 신경쓰면서 내년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도 신경을 써야하는 상황이다. 만약 연임에 실패하면 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잃게 된다.
일단 현재로선 조 회장의 연임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28.94%와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 지분 10%를 더하면 총 39% 정도로 연임에 필요한 주총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에 가깝다.
관건은 조 전 부사장이 23일 공개적으로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점이다. 공동경영의 유훈을 지키지 않았다며 반대 입장을 표한 조 전 부사장은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겠다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KCGI와의 지분 대결 등 대외적으로 표대결이 치열한 시기에 맞춰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한진, 한진칼 주가는 혼조세다.
한편 한진그룹의 반대편에 있는 KCGI(지분율 15.98%)도 지분율을 더 높이면서 4대 주주인 대호개발(6.28%)과 연대하고 소액주주 지분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등 한진그룹을 둘러싼 지분구도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김지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