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취득세 면제 요건 강화
이익 줄고 관리 등 부담 늘어
한국 투자자 엑시트 움직임
이지스 등 미매각 물량 우려 ↑
국내 증권·운용 업계가 독일 부동산 처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내년부터 독일의 취득세가 개정돼 면제 요건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예비 매수자들이 느낄 부담이 늘어나는 탓에, 국내 투자자들은 투자회수(엑시트)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PF 규제 강화로 국내 부동산 처분 부담까지 갖게 된 증권·운용사들로선 안팎으로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됐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금융 관계자들은 상업용 부동산 취득세(real estate transfer tax·RETT) 면제 요건 강화를 골자로 하는 독일 현지 법안이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발효 일정은 내년 1월1일이지만, 약 반 년 정도 시행 시기가 조율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독일 현행법은 부동산 투자자가 제3자 참여를 통해 부동산 투자기구의 지분을 95% 미만으로 떨어뜨리고 이같은 지분 구조를 5년 이상 유지할 경우, 지역에 따라 3.5~6.5% 수준인 RETT를 면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관련법이 개정되면, 90% 미만 지분을 10년 이상 유지해야 RETT를 피할 수 있다.
부동산금융 업계의 한 조세 전문가는 “관행으로 자리잡은 기존 자산 매입 구조와 비교해 이익은 줄어들고 관리 부담은 늘어나게 됐다”며 “매수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법 적용 이전에 자산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6월(프랑크푸르트 오피스 빌딩 T8)과 이달 초(독일 쾰른 시청사) 독일 부동산 자산을 잇따라 매각하는 등 처분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특히 T8의 경우 지난 2017년 인수 후 2년밖에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각 결정에 이번 제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을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의 우려는 독일 부동산 가운데 아직 매각되지 않은 자산을 향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엑시트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경우 기대했던 것보다 시세 차익을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지난 2016, 2017년에는 국내 투자자들이 일제히 독일 시장에 몰리면서 투자 규모가 각각 2조원, 3조원에 달했는데, 인수 3~4년차에 접어든 해당 물량들이 한꺼번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재매각(셀다운)을 고려하고 매입했지만 아직 미매각 상태인 자산들도 영향권에 들어와 있다.
지난 2018년 이지스자산운용이 하나금융투자와 손잡고 인수한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빌딩이 대표적 사례다. 3750억원에 달하는 지분(에쿼티) 투자금을 공모로 조달하려 했으나 약 1800억원 규모가 미매각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하나금융투자가 인수한 프랑크푸르트 공항 연결 상업시설 ‘더스퀘어’ 역시 아직 셀다운이 진행 중이다.
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