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서면발급의무 위반·가격 후려치기·조사방해 등 '하도급 갑질' 제재 예정
이미 올 상반기 기술탈취 적발…총수일가 부당지원도 조사 중
위법행위와 별도로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심사도 진행 중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달 초 현대중공업의 하도급 갑질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총수일가 사익편취에 대해 조사 중인 공정위는 이 회사에 대해 지난 5월에는 하도급 업체의 기술자료를 빼돌린 행위에 대해 강한 제재를 내린 바 있다.
27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당국, 피해 업체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내달 4일 전원회의를 열고 현대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한 제재 수위를 확정한다.
조사를 마무리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공정위는 지난 6월 현대중공업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현대중공업 측에 발송하고,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는 의견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혐의는 서면발급의무 위반이다. 공정위는 하도급 업체들이 계약서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에 들어갔다가 설계가 수시로 바뀌면서 공사 내용이 변경돼도 대금을 올려받지 못했다고 봤다.
조선업계는 잦은 설계 변경과 수정·추가 공사 탓에 '선시공·후계약' 행태가 관행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선3사 피해대책위원회는 "작업량과 대금을 알 수 없는 상태로 현대중공업이 지시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납품단가 후려치기, 하도급대금 및 지연이자 미지급 행위도 포착됐다. 납품하는 물품의 가격을 20~70%까지 깎자고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추가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방해 행위도 심사보고서에 포함됐다.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현대중공업은 회사 PC에 저장된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조직적인 증거 인멸 시도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시작됐다. 직권으로 착수한 사건으로 2016~2018년 최근 3년간 이뤄진 거래 행위에 대해 조사했다.
이때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 행위도 함께 조사했다. 지난 7~8월 조사를 완료했고, 내년 초 전원회의서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들 조선3사 중 범죄 혐의가 가장 큰 곳은 현대중공업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공정위는 현재 현대중공업의 총수일가 사익편취에 대해 조사 중이다. 지난 2017년 글로벌서비스와 오일뱅크를 지주사로 편입하면서 현대중공업의 경영여건이 악화됐고, 정몽준 이사장과 정기선 부사장 등 총수일가들만 부당하게 이익을 챙긴 혐의다.
앞서 지난 5월 현대중공업은 건설장비에 사용되는 '하네스'라는 전선 기술을 납품업체로부터 탈취해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구매가격을 낮추기 위해 기술을 유용했다는 게 주요 혐의였다. 공정위는 4억3100만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법인과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러한 위법 행위와 별도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부터 공정위에서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