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중 65조5000억원, 증가율은 둔화
2002년 통계작성 후 사상 최대
경기부진에 대출규제 ‘풍선효과’
금융당국, 차입비율 완화 어려워
신용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이하 여전사)들의 가계 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국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규제하고 있는데다, 여전사들이 성장 활로 차원에서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대출확대를 위한 차입비율 제한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7일 한국은행의 ‘2019년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 여전사의 가계여신 규모는 3분기 현재 65조5000억원으로 해당 통계가 작성된 2002년 4분기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총자산)배율 한도가 거의 찬 가운데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1.6%) 확대됐다.
카드사들의 대출 상품엔 현금서비스(단기)와 카드론(장기)이 있는데,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 중 건전성 강화를 위해 대출을 줄인 현대·하나카드를 제외한 5개 카드사가 모두 규모를 늘렸다.
신한카드의 경우 3분기 현재(취급액 기준)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각각 전년대비 2708억원, 7091억원씩 늘려 작년보다 총 1조원 가까이 대출을 확대했다. 롯데카드도 각각 1835억원, 2545억원씩 늘려 대출 규모를 4380억원 증가시켰다.
올해 시행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카드사들은 자산 규제 한도에 이미 근접해 있는 상황에서도 대출을 더 늘렸다.
문제는 이들 대출은 회원 등급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데 등급이 높아도 5%, 등급이 낮으면 최대 23%의 고액 이자를 감당해야 한단 점이다. 법정 최고금리인 24%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날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은 각각 6.40~23.90%과 5.90~23.90%의 이자율이 적용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각각 5.90~23.60%, 4.90~23.50%에서 운영 중이다.
더군다나 상당수 회원들이 낮은 등급에 포진돼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확률이 높다.
현대카드의 경우 회원등급이 1~8등급으로 나뉘는데, 대출 이용 회원 중 50.3%가 8등급에 속해 있다. 우리카드는 1~5등급 회원 중 55.4%가 4,5등급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신한카드 역시 1~3등급으로 회원을 분류하는데 1등급 비중은 0.2%에 그치고, 2등급과 3등급에 각각 38.2%, 61.6%의 회원이 포진돼 있다.
여전사들이 공격적인 대출 영업이 취약차주들의 채무상환능력을 떨어뜨려 전체적인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킬 수 있단 지적이 제기된다. 여전사 대출은 최고 금리가 23%가 넘는다.
서경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