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연내 매각’ 4번째 출사표

올들어 실적·건전성 개선 불구

업계 “인수자 부담 커 회의적”

투입된 1.25조 회수 기대난망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에 이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기업구조조정 ‘세 번째 화살’인 KDB생명 매각이 시위를 떠났다. 과녁까지 얼마나 날아 갈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자칫 발등에 떨어질 수 있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연내 KDB생명 매각 ‘출사표’를 내놨다. 이번이 네번째다. 임원단에 45억원의 인센티브까지 내걸었다. 금융권에서 KDB생명이 3개월 안에 매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17년 7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KDB생명은 2018년 64억원, 올해 상반기 335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보험권 재무 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도 2016년 108.5%에서 215%, 232.7%로 개선됐다. 하지만 매각을 위한 포장작업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KDB생명의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 비중은 올해 1분기 45.1%, 51.3%로 격차가 줄었지만 부담이 큰 편이다. 지난해말 금융당국이 시행한 부채적정성평가(LAT)에서도 KDB생명의 준비금 결손은 1조원에 달했다.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시 보험 부채가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됨에 따라 과거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보험에 대한 요구자본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RBC 유지를 위한 금융비용 부담도 복병이다. 영구채와 후순위채권에 지급한 이자 비용만 올해 상반기에 119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57억원)의 2배 규모다. 자본확충 압박으로 후순위채 발생이 계속되면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환율과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노출도 크다.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영업력도 약화된 상황이다. 2016년 말 872명이었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642명으로 26.38% 줄었고, 영업소는 191곳에서 102곳으로 절반으로 줄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투입한 돈은 지난 2010년 인수액(6500억원)과 유상증자(6000억원)를 포함해 1조25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KDB생명의 적정 인수가를 5000억원 아래로 평가하고 있다. 심지어 이 가격에 내놔도 매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을 한참 내려 사모펀드에 헐값에 매각하거나 중국계 자본에 매각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ABL생명이 2016년에 35억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에 팔린 것처럼 진짜 매각 의지가 있다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