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준안 통과 이어 노조법 등 3개법 개정안 정기국회 제출 계획
비준안 통과 이어 정부 내 절차 완료…여야 입장차로 국회 통과 불투명
한-EU FTA 위반따질 전문가 패널 곧 구성…보고서 연말 내년초 나올듯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실업자·해고자도 기업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노조법 등 관련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데 이어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함에 따라 협약비준의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갔다.
고용노동부는 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 등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3개 법안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ILO 핵심협약은 ILO가 채택한 189개 협약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노동권에 관한 8개 협약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이 중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금지 관련 4개 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22일 미비준 4개 핵심협약 중 제87호 결사의자유 및 단결권보호 협약, 제98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 협약, 제29호 강제노동 협약 등 3개 협약에 대한 비준절차에 착수한후, 지금까지 ‘비준 동의안’과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위한 정부내 절차를 진행해왔다.
고용부는 ’비준 동의안‘과 관련, 그간 관계부처 및 노사단체 의견 수렴을 거쳐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
또한,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을 위한 ‘노조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등 3개 법률의 개정’과 관련해서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사관계 제도관행개선위원회’의 최종 공익위원안(2019.4.15.)을 토대로 정부 입법안 초안을 마련해 7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친후 최종 정부 입법안을 마련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완료했다.
고용부는 이날 의결된 관련 3개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과 법 개정을 위한 논의가 제대로 진행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영계는 노사관계 현실을 고려할 때 ILO 핵심협약 비준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고, 노동계는 법안 내용이 ILO 핵심협약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고 비판한다. 여야의 입장도 극명히 엇갈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지 미지수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지 못하면 비준안 처리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럴 경우 ILO 핵심협약 비준을 둘러싼 한국-유럽연합(EU)의 분쟁 해결 절차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한국이 한-EU 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에 규정된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분쟁 해결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양측은 분쟁 해결 절차 마지막 단계인 전문가 패널 구성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 패널이 구성되면 한국의 FTA 위반 여부를 따져 패널 보고서를 채택하게 된다. 당초 한국과 EU는 지난달 초 전문가 패널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협의가 지연됐다. 패널 구성은 곧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패널이 구성되면 90일 동안 활동하는 만큼 패널 보고서가 올해 말∼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정부는 ‘비준 동의안’과 ‘법률 개정안’이 정기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하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국제노동기준과 우리나라 노사관계 현실을 고려한 합리적인 법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안대로 노조법이 ILO 결사의 자유 원칙에 부합하도록 개정될 경우 실업자·해고자도 기업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노동조합 조합원의 56.6%(2017년 기준)를 차지하는 초기업노조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실업자·해고자가 가입·활동할 수 있고, 기업별 노조도 교섭권 위임 등을 통해 실업자·해고자가 단체교섭 등에 참여할 수 있으나 일반 조합원의 가입은 제한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기업별 노사관계 현실을 고려해 실업자·해고자 조합원의 노조 활동이 기업 운영을 저해하지 않도록 사업장 출입 및 시설 사용에 관한 사업장의 내부 규칙 또는 노사 간 합의된 절차를 준수하도록 하는 보완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노조 임원 자격은 노조 규약으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되, 기업별 노조의 임원 자격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종사하는 조합원으로 한정했다.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은 삭제하는 대신 과도한 전임자 급여 지급을 방지하기 위해 근로시간면제 한도 내에서만 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관련해 사용자 동의로 개별교섭 진행 시 사용자에게 모든 노조에 대한 성실 교섭 및 차별금지 의무를 부여했다. 단체협약 유효기간 상한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사업장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는 형태의 쟁의행위를 금지했다.
공무원노조법은 6급 이하로 제한한 직급기준을 삭제해 가입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단, ‘지휘·감독자, 업무총괄자 등’ 직무에 따른 가입제한은 유지된다. 소방공무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했으며,노조규약을 통해 퇴직공무원의 공무원노조 가입의 길도 열어놨다.
교원노조법 역시 노조 가입대상 범위를 ’고등교육법에 따른 교원‘(강사 제외)으로 확대했으며 전교조의 법외노조를 촉발한 퇴직 교원의 교원노조 가입을 허용하되, 조합원 자격은 노동조합이 규약으로 정하도록 하고, 유아교육법에 따른 교원도 이 법의 적용 대상임을 명확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