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생 거래액 전년比 53%↑

채권·귀금속 2배 이상 성장세

증권사, 수수료 인하 등 유치 안간힘

당국·거래소, 국내투자 규제 완화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태로 파생상품의 위험성 논란이 일었지만, 국내 투자자의 해외 파생상품시장 투자는 1년 새 50% 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 국내 투자자의 해외파생상품 거래량은 1124만9966계약, 5871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보다 각각 54.7%, 53.1% 증가한 수치이자 월별 기준으로 올해 최대 기록이다.

상품군별로 보면 주가지수 관련 선물·옵션 투자금액이 2286억달러로 가장 많고, 채권(1328억달러), 금·은 등 귀금속(886억달러), 원유(654억달러), 통화(404억달러) 등의 비중도 높았다. 전년동월 대비 성장률은 귀금속(251.7%), 채권(146.0%), 주가지수(61.1%) 등이 높았다. 금리 관련 파생상품의 경우, 절대적인 투자금액은 93억달러로 적지만 2배 넘는(107.8%)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증권사들도 관련 서비스를 확충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은 해외 선물·옵션 수수료를 2.39~2.5달러 수준으로 인하하는 이벤트에 나섰다. 투자설명회를 여는 곳도 있다. KB증권이 전날 개최한 글로벌 파생시장 세미나는 일찌감치 접수가 마감됐지만 참석하고 싶다는 고객 문의가 쇄도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유가와 금 관련 강연은 중동 이슈, 미·중 갈등 등 현안과 관련한 분석이 이뤄져 현장 열기도 뜨거웠다.

해외 파생상품은 투자방식에 따라 원금초과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발생시 즉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최근 선진국 금리 연계 DLS·DLF의 손실률이 100%에 가깝게 확정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고수익을 미끼로 한 유사·무인가 중개업체가 성업하는 것도 문제다.

그럼에도 자유로운 투자요건, 다양한 상품군 등의 장점이 투자자를 움직이게 한다는 분석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낮은 진입장벽과 국내에 비해 훨씬 다양한 상품군이 투자자를 해외 파생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라며 “국내에 상장된 코스피200 선물·옵션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아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규제 완화를 통해 해외 파생시장으로 빠져나가는 투자자를 국내로 유인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개인투자자의 최소 예탁금을 3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고 사전교육·모의거래 시간을 70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연내 시행할 계획이다. 첫 주간 단위 만기상품인 ‘코스피200 위클리옵션’을 지난 23일 상장하는 등 만기구조를 다양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매력적이어야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며 “당국과 함께 하는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먼저 충실하게 이행하고 시장 의견을 수렴해서 추가 개선과제를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