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에 임원보수·이력 등 정보 제공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국민연금 등 기관 5%룰·10%룰 완화
지주사 규제 강화…내부거래·배당외수익에 공시의무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4일 주주들에게 임원 보수총액 정보, 사업보고서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이 주주권을 충실히 행사할 수 있게 5%룰·10%룰 등을 완화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공정경제 성과 조기 창출방안'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입법 과정에 어려움을 겪자 시행령, 시행규칙 등 규정을 정비해 우회적으로 공정경제의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취지다.
먼저 당정은 기업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키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주주권 강화 방안이 추진된다. 내년부터 기업들은 주주총회 개최를 통지할 때 임원 보수총액 정보, 사업보고서 등을 함께 전달해야 한다.
또 주주총회에 임원을 선임하는 안건이 올라온다면 후보자의 체납 사실, 부실기업 경영진 해당 여부, 추천사유 등 정보를 주주에게 제공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된다. 일명 '10%룰'인 단기매매 차익반환 의무 규정을 손댈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정보교류 차단장치,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한다면 적극적으로 경영권에 개입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민연금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꿀 경우 단기매매차익 반환 의무에 따라 6개월 안에 거둬들인 차익을 토해내야 한다.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가 내부정보를 악용해, 단기간에 부당한 이득을 취득하는 위법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규정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달 중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의 자격요건을 신설하는 등 전문성 제고를 위한 방안도 신설된다.
기타 기관투자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운신의 폭도 넓힌다. 작년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를 확산하기 위해 5%룰을 개선한다. 5%룰은 투자 목적이 아닌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해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1% 이상 지분을 매매할 때마다 5일 내 보고해야 하는 규정이다.
기관 투자자가 주주총회 등에서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면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것이어서 5%룰을 적용받는데, 이 경우 투자전략이 노출돼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주주권을 행사하려 하지 않는다. 이에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 중에서 회사나 임원의 위법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해임청구권 등 상법상 권한을 행사하거나,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을 추진하는 경우 등은 제외하기로 했다.
사외이사의 독립성도 한층 더 제고된다. 사외이사 결격기간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고, 재직기간에 대한 별도 규정도 마련된다. 앞으로 사외이사가 한 회사에서 6년 이상, 계열사 합산 9년 이상 장기 재직하는 것은 금지된다.
지주회사에 대한 각종 규제도 마련된다. 지주회사가 소속회사와 50억원 이상 규모의 내부거래를 한다면 미리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공시하도록 한다. 또 지주사 내부거래 중에서도 경영컨설팅 수수료, 부동산임대료 등 배당외 수익은 별도로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을'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도 신설된다. 앞으로 가맹주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가맹본부의 신용을 훼손했더라도 계약을 즉시해지할 수 있었던 사유는 삭제된다. 상조업계의 부당한 영업활동도 시정된다. 이미 다른 상조업체에 가입한 소비자를 부당하게 유인하는 영업은 금지될 예정이다.
이 밖에 임금격차 완화를 유도하기 위해 기업특성별 임금분포현황을 공표하기로 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정경제는 시장의 규칙을 바로잡아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토대로서, 혁신성장과 포용성장의 필요조건"이라며 "정부와 당은 공정경제 관련법 개정 외에 시행령, 규칙, 예규, 지침 개정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