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특발성 관절염 환자 매년 증가세

-자고 일어난 뒤 다리 통증 때문에 성장통으로 오해

-치료 제 때 하지 않으면 장애 남을 수도

아이가 지속해서 무릎 등에 통증을 호소하면 소아 특발성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이가 지속해서 무릎 등에 통증을 호소하면 소아 특발성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주부 최모씨는 5살 딸 아이가 몇 달 전부터 자고 일어나면 종종 무릎과 발목이 아프고 움직이기 힘들다고 하는 말에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아프다고 하다가도 시간이 좀 지나면 나아졌고 흔히 한참 클 나이에 겪는 성장통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다리를 절룩거리는 상황까지 왔다. 결국 병원을 찾았고 소아 특발성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보통 관절염은 성인들에게 발병하는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어린 아이에게도 관절염이 발병할 수 있다. 아이가 지속해서 관절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면 단순히 성장기에 겪는 성장통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관절염은 아닌지 검사해 봐야 한다.

어린 아이들에게 발병하는 관절염을 ‘소아 특발성 관절염(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이라고 하는데, 16세 이하의 소아에서 적어도 6주 이상, 하나 또는 여러 관절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생후 6개월 이전에 발병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지만 발병 연령은 상당히 빨라서 1~3세 사이에 가장 빈번하고, 남아보다 여아에게 2배 이상 더 많이 발병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 따르면 소아 특발성 관절염 환자는 지난 2014년 1900여명에서 꾸준히 늘어 2017년 2100여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지만 면역 조절 기능의 이상, 감염, 정신적 스트레스, 외상이나 유전적 요소 등이 발병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소아 특발성 관절염은 아이가 자고 일어나 다리 등의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성장기에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성장통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성장통의 경우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 또는 무릎 관절, 고관절에서 주로 통증이 나타나고 낮보다는 저녁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보통 성인들의 류마티스 관절염이 주로 손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소아 특발성 관절염은 무릎, 발목, 손목, 고관절과 같은 큰 관절을 침범하는 빈도가 높다. 수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관절 부위가 뻣뻣해지는 경직과 통증, 부종, 열감 등이 나타난다. 관절을 누르면 통증(압통)이 있는 경우도 있다.

관절 증상 외에도 임파선이 붓거나 비장이 커지고 심막염, 흉막염, 포도막염 등 관절 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발생 빈도가 높은 포도막염이다. 포도막염은 안구 내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대부분 관절염 발생 후 5~7년 이내에 나타난다. 처음에는 무증상으로 서서히 진행되다가 환자의 반 이상에서 통증, 충혈, 두통, 눈부심,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

소아 특발성 관절염으로 인한 염증이 지속되면 연골과 뼈는 물론 주위 조직이 손상되면서 관절의 변형과 기능 상실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성장 및 발달 장애, 2차 성징 지연 등을 초래할 수도 있어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약물치료, 물리치료, 외과적(수술) 치료 등을 병행해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의 기능을 유지한다.

약물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제, 생물학적제제 등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중 스테로이드제는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경우 단기간만 사용한다. 항 TNF 억제제 등의 생물학적제제는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차단하는 기전으로,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도 효과를 나타낸다.

정대철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최근 소아 관절염 치료에 사용하는 생물학적제제에 새롭게 보험급여가 지원되는 등 치료제가 개선되고 치료 여건도 좋아져 조기 발견해 잘 치료하면 일상생활과 성장 발달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관리가 가능하다”며 “다만 아이들은 통증을 말로 잘 설명하기가 어렵고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이가 다리를 절룩거리거나 잘 걷지 않으려고 하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면 소홀히 넘기지 말고 증상을 관찰해 관절염이 의심될 때는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