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태림포장 설비투자 인색
새 주인 설비개선 등에 돈 써야
기업가치 6000억원 밑돌 수도
“신대양제지 가치와 비교해도 비싸”
한솔제지가 태림포장 인수를 포기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이엠엠(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태림포장을 인수한 이후 설비투자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면서, 매물로서의 매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림포장의 연간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IMM PE 인수 이후 대폭 줄어든 흐름을 보였다. 태림포장이 매각 되기전인 2013년에는 317억원, 2014년에는 71억원, 2015년에는 203억원의 현금이 순유출됐다. 그러나 인수 이후인 2016년에는 108억원, 2017년에는 3억원이 순유입됐다. 2018년에 94억원의 투자현금 순유출이 있었지만, IMM PE가 경영을 맡은 뒤엔 전반적으로 투자활동 현금이 ‘순유입’ 상태인 것이다. 통상적으로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순유출’로 표기돼야 투자가 원활히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설비투자와 노후 장비 개선 측면에선 IMM PE가 인색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태림포장이 IMM PE에 인수되기 전 설비투자비용(CAPEX·유무형 자산의 증가)은 2013년(350억원), 2014년(165억원), 2015년(894억원)이었다. 인수 직후인 2016년에는 158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39억원, 2018년에는 13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인수금융 관련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재무제표를 보면 태림포장의 장비투자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장비 노후화 개선 작업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최근 2년간 이런 작업을 하지 않아 매각 가격을 놓고 당사자들 간에 이견이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태림포장 매각가격에 대한 이견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태림포장과 함께 시장점유율이 23%대로 비슷한 신대양제지의 최근 시가총액은 약 2800억원 수준이다. 경영권프리미엄을 붙여도 4000억원에 못 미친다. 태림포장이 인수합병(M&A) 기대감에 시가총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지만, 매각 기대감에 따른 개인 매수세가 아니라면 최근 거론되는 6000억~7000억원 수준의 매각 가격도 비싸다는 의견이다.
한솔제지의 태림포장에 대한 매각 포기를 금융투자업계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장윤수 KB증권 연구원은 “한솔제지가 골판지 업황·재무구조·인수 가격 등을 감안해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구조 악화 우려가 없어진 점을 고려할 때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장 연구원은 “한솔제지가 하반기에 강한 턴어라운드(실적개선)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솔제지 주가 역시 이날 오전 장에서 5% 가까이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태림포장 최대대주주인 IMM PE와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가 전날 시행한 본입찰에 TPG, 샤닝페이퍼, 세아상역 등 3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태림포장을 인수한 IMM PE는 태림포장 지분 70.9%와 태림페이퍼 지분 100%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김지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