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중 임금·퇴직금 등 정부 제도적 기준 애매모호 - 강사법 시행 앞두고 대학들 해고 등 선제 대응…법 취지 실현 의문 - 강사들 “올해만 2만명의 강사들 실업…해고 강사들 지원 절실”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오는 8월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 시행을 앞두고 세부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가운데 일선 강사들은 대학들이 대량 해고 등 선제 대응한 상황에서 정부의 제도적 기준이 애매모호해 ‘시간강사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이라는 법 취지 실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방학중 임금지급과 강사 퇴직금 지급 여부도 불투명한 데다 이미 2만명에 달하는 해고 강사들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도 준비 미미…법 취지 실현 ‘의문’= 5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시간 강사를 줄인 대학에게 재정지원 불이익을 주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강사법 시행형을 심의ㆍ의결했다.
그러나 일선 강사들은 방학중 임금 기준은 애매모호하며 퇴직금 지급 여부는 여전히 논란이라는 지적이다.
강사법은 강사가 개강 전 수업준비와 종강 후 성적처리 등을 위해 방학 때도 일을 한다는 점을 고려해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오는 2학기 방학 중 임금 지원예산 288억원을 확보해둔 상태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원예산 산출에 적용한 ‘방학 중 2주간 임금 지급’이라는 기준을 법령이나 실무지침 격인 ‘대학 강사제도 운용 매뉴얼’에 적시하지 않았다. 대학과 강사단체 간 합의가 안됐다는 이유에서다.
강사단체인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은 방학 중 임금 기준을 학기당 2주로 정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교조는 “다른 모든 교원과 마찬가지로 강사도 방학 중 임금이 지급돼야 하고, 그 임금은 방학기간에 이뤄지는 연구 활동과 수업준비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퇴직금 지급 여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강사법 시행령에 따라 강의시간이 한 주에 6시간 이하로 제한되는 강사들은 원칙적으로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에 한 주 근무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의시간 외에 강의 준비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면 강사들도 퇴직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대학과 강사간 또다른 갈등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 꼼수로 이미 해고된 강사 지원 절실”= 강사단체는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들의 선제적 대응 속에서 ‘생업’을 잃은 강사들이 올해만 최대 2만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 역시 올해 1학기 강사 자리가 최소 1만개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다. 실제로 교육통계와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2011년 9만231명이었던 시간강사는 2018년 6만1639명으로 32%가량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임교원은 7만995명에서 7만9447명으로 약 12% 늘었다.
강사들에 따르면 대학들은 강좌 통폐합, 전임교원 강의 확대, 명예교수에게 강의 맡기기 등 여러 방법으로 강사를 줄이고 있다. 강사 A씨는 “강사들이 맡았던 교양과목이 대부분 대형 강의로 바뀌었다”면서 “그마저도 전임교원이 맡은 경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강사 B씨는 “올해 1학기에 1개 대학 1과목으로 강의가 줄어, 생계는 배우자 수입에 기대고 있다”면서 “한 선배 강사는 4개 대학에 11개 과목을 맡았던 인기 강사였는데 선배도 1개 대학 1과목으로 줄었다”고 했다.
강사단체 해고강사들을 구제한다며 내놓은 일부 대책은 구체적 로드맵 없이 검토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강사 C씨는 “대학들의 무차별적 구조조정으로 시간강사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이라는 강사법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며 “교육부가 강사법 안착에 노력한다는데, 완전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gre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