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볼거리만큼은 전작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이야기가 지나치게 약해 초반에 몰입된 감정을 이어가지 못한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고질라와 초거대 몬스터들의 대결로 인해 전례 없는 위기에 빠진 지구의 운명을 다룬 블록버스터다. 영화 ‘고질라’와 ‘콩: 스컬 아일랜드’ 그리고 곧 제작될 ‘고질라 vs 콩’으로 이어지는 ‘몬스터버스’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전작인 ‘콩: 스컬 아일랜드’에 비해 한층 커진 스케일로 화려함을 선사한다. 고질라의 위용은 물론, 새로운 대항마로 떠오른 기도라의 머리 세 개 달린 독특한 형상이 압도적인 느낌을 준다. 모스라와 로단 등 신화 속에 존재하던 몬스터들이 대거 등장한 것도 새로운 볼거리다. 가만히 있어도 압도적인 괴수들이 펼치는 액션 장면 또한 정교하게 표현되고, 큰 스크린을 꽉 채우는 스펙터클함은 몬스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몬스터 군단이 화려한 만큼 인간은 더욱 무기력해진다. 이때 떠오른 것이 ‘몬스터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다. 고질라 연구기관 모나크와 극렬 환경주의자들이 모인 테러 조직 간의 이념 다툼은 몬스터가 보여줄 수 없는 감정적 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여기에 거대 괴수와 소통이 가능한 주파수를 발견한 엠마 박사와 달라진 가치관으로 잠시 헤어진 남편 마크, 그리고 그들의 딸 매디슨까지, 이념과 가치관은 달라도 서로를 지키기 위한 희생과 사랑을 보여주는 가족의 이야기가 공감대를 넓히고 풍성함을 더한다.
다만 몬스터들의 액션이 선사하는 화려함에 비해 인간들의 이야기는 서사가 약해 초반 몰입도를 유지하기 힘들다. 몬스터를 모두 죽여야 한다는 정부와 이에 저항하는 집단 간의 대립이 진부하게 전개되고, 특히 이 갈등이 그저 몬스터들의 대결을 연결 짓기 위해 기능적으로 쓰인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모나크 일원으로 등장한 와타나바 켄, 장쯔이의 연기도 어색해 그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특히 괴수들의 대결을 지켜보며 내뱉는 감탄사는 마치 따로 이어 붙인 듯 한 느낌을 주고, 이는 괴수와 인간의 이야기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마저 약하게 만든다. 방대한 스케일이 주는 쾌감은 휘발되기 쉬운 감정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서사가 없으면 관객들의 시선을 오래 잡아두기 힘들다. 인간들이 화해하고, 착한 괴수의 존재 이유를 납득시키는 결말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지만, 여기까지 가는 모든 과정이 예측 가능해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몬스터버스라는 세계관을 구축하려고 하는 만큼 이야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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