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로 불편해진 한중 관계 개선 마중물 될 것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올해는 한중 수교 27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92년 수교 이후 한중 관계는 비약적인 성장을 했지만 사드 갈등 이후 한중 두 나라의 관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북미 핵협상 등 동북아 안보 정세도 급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양국의 예비역 장성 등 안보 분야 고위급 출신 인사들이 만나 ‘한반도 안보 정세와 한중 협력’을 주제로 포럼을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민간 고위급 전략대화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 13일 귀국한 권기식<사진> 한중도시우호협회장이 지난 16일 인천을 방문해 중국 베이징 행사의 성과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 이번 행사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듣고 싶다. ▶ 한중 양국은 지난 92년 수교 이후 경제적으로나 인적 교류의 측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다. 적어도 외형적인 면에서는 다른 어떤 국가관계 보다 성공적인 교류관계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내용면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른바 ‘사드 사태’는 이같은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드 갈등의 발생과 위기관리 과정에서 양국 정부와 국민들이 보여준 것은 취약한 한중 관계의 현주소였다. 사드 문제의 처리 과정에서 신뢰할 만한 한중 대화채널은 보이지 않았고, 양국 국민들은 잘못된 정보들을 기반으로 서로에게 삿대질을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한중간 경제교류는 위축됐고 급성장을 하던 인적 교류는 반토막이 났다. 그래서 중국국제우호연락회와 대화하면서 신뢰할 만한 ‘1,5 트랙’ 대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게 됐고 1년이 넘는 기획과 준비과정을 거쳐 이번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
- 행사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나? ▶ 이번 행사는 ‘한반도 안보 정세와 한중 협력’이라는 매우 시의적절한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와 토론이 이어져 매우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토론 참석자 모두 한중 양국의 안보 관련 정부기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이라 정책에 대한 이해도와 대안 제시 능력이 탁월해 성공적인 대화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이분들은 민간 학자들과는 달리 정부와 직간접적인 소통을 하고 있고 다시 정부에 들어가 정책입안과 수행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 중국측 반응은? ▶ 사드 갈등의 해소에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많았다. 포럼 참석자들이 과거 양국 정부에서 안보 정책을 직접 다루던 분들인데다 지금도 간접적으로 정책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사드 문제와 북핵 문제에 대한 한중 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 이번 포럼의 ‘1.5 트랙 대화’라는 의미는 무엇인가? ▶ ‘트랙 1’이 정부간 대화이고, ‘트랙 2’가 민간 대화라면 ‘트랙 1.5’는 반관반민 대화를 뜻한다. 최근 북미 핵협상 과정에서도 트랙 1.5 대화는 매우 효율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중 양국의 정부간 대화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고위직에서 일했고 정부의 정책자문도 하고 있는 고위공직자 출신들로 구성된 반관반민 형태의 대화가 한중간에도 매우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정부의 대화는 책임이 따르는 것이고, 민간 대화는 정책 반영의 측면에서 미흡하다. 반면 전직 고위급 인사들의 대화는 책임이 따르지는 않지만 정책 반영의 효과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밀성과 폐쇄성을 특징으로 하는 안보 분야에서는 트랙 1.5 대화가 유용하다. 가령 사드 문제의 경우 한중 양국의 국방 안보 분야 출신 고위급 인사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것은 상호 이해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이번 참석자들은 어떤 인사들인가? ▶ 한중 양국의 안보 분야 고위급 출신 인사들 가운데 전문적인 식견이 뛰어난 분들이 참여했다. 중국측에서는 야오윈주 전 군사과학원 중미방위관계중심 주임(전 인민해방군 소장)과 왕판 중국 외교부 소속 외교대학 부총장. 우샤오화 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 리란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 등이 참여했고, 한국측에서는 나와 하정열 전 청와대 국방비서관(예비역 소장)과 조광제 전 국정원 실장, 조홍제 국방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모두 안보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풍부한 고위급 출신 인사들이라 정책에 대한 이해도와 정부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어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졌다.
- 권 회장도 한중 협력 분야에서 직접 발제를 하고 토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 데 바람직한 한중 협력의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부 청와대에서 수년간 안보 관련 정보를 다룬 경험이 있고, 한양대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학, 중국 칭화대에서 동북아 국제관계를 연구했다. 또 한중도시우호협회를 설립해 한중 공공교류 분야에서 수년간 활동해오고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사드 사태 등 한중간 갈등은 이웃 국가로서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간 대화창구도 부족하고, 정치권의 전문성 역시 미흡한 실정이라는 점이 아쉽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중간 공공교류의 확대와 1.5 트랙 대화 강화, 민간 교류 활성화 등이 한중 협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 한중도시우호협회와 중국국제우호연락회는 어떤 단체인가? ▶ 한중간 지방정부 교류 등 공공분야의 교류와 기업인 교류 등을 위해 설립된 외교부 소관 사단법인이다. 내가 모셨던 김대중 대통령께서 항상 ‘우리의 미래는 북방에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런 가르침을 바탕으로 설립한 한중 교류단체이며, 한국에 20여개 지회와 중국에 4개의 지회를 두고 있다. 또 경기도 5개 도시 베이징 홍보관을 위탁운영하고, 하얼빈 안중근동양평화문화축제도 해마다 주최하고 있다. 또 중국국제우호연락회와 대구광역시, 중국 훈춘시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교류하고 있다. 앞으로 협회 산하 한중교류센터를 통해 한중 청소년 교류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중국국제우호연락회는 지난 1984년 덩샤오핑 주석의 지시로 설립된 국제교류기구로 천윈 전 부총리의 아들인 천위안 전 정협 부주석(부총리급)이 회장을, 덩샤오핑의 막내딸인 덩룽이 부회장을 각각 맡고 있다. 펑리위안 여사가 퍼스트 레이디가 되기 전 이사를 맡기도 했다.
- 향후 계획은? ▶ 오는 6월에는 중국국제우호연락회 대표단이 방한할 예정이다. 그 때 내년도 한중 민간 고위급 전략대화 행사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중 예비역 장성들의 친선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국제우호연락회가 북한과도 교류하고 있는 만큼 남북한과 중국이 공동 참여하는 문화행사의 추진도 논의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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