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퇴에 세수도 급속 위축…재정확대 정책에 ‘빨간불’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정부가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올 1분기 국세수입이 작년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재정확보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재정확대 정책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을 보면 올해 1~3월 국세수입은 78조원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8000억원 감소했다. 기재부는 지방소비세율을 11%에서 15%로 인상해 부가가치세가 9000억원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분기 세수 증가폭이 지난해 8조9000억원, 2017년 5조9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극히 저조한 것이다.
올해 목표치에 대비한 세수 진도율도 올 3월말 현재 26.4%에 머물러 작년 같은 시점의 29.4%에 비해 2.9%포인트 낮았다.
최근 3~4년 동안 ‘정부만 호황’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조를 구가했던 국세수입이 이처럼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은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0.3%를 기록하는 등 경기가 침체한 영향이 크다. 특히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양도소득세 등 관련 세수가 크게 줄었고, 소비 및 수입 위축으로 부가세와 관세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양질의 일자리가 늘지 않으면서 소득세도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다. 법인세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기 때문에 1분기에는 다소 양호한 모습이었으나, 반도체 등 기업 실적 악화가 반영되는 하반기에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국세수입을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는 20조6000억원이 걷혀 지난해와 같았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양도소득세 등 관련 세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일자리 창출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근로소득세 수입도 기대만큼 늘지 않은 때문이다.
반면에 법인세는 올 1분기에 22조2000억원이 걷혀 1년 전(20조8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반도체 업종이 호황을 보이며 실적이 크게 개선된데다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구간에 적용되는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한 영향이 컸다.
부가세는 올 1분기 1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6조7000억원)에 비해 6000억원 줄어들었고, 관세도 같은 기간 2조4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4000억원 감소했다. 증권거래세 등 기타 세수도 12조5000억원에서 11조7000억원으로 8000억원 줄어들었다.
이처럼 세수가 부진한 가운데 정부가 재정 조기집행을 확대하면서 정부의 자금부족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기 채권인 재정증권을 2월부터 발행해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는데, 지난달말 현재 재정증권 발행 잔액이 19조원에 이른 상태다.
올 1분기까지 정부의 재정집행 규모는 94조4000억원으로, 주요 관리대상사업 291조9000억원 대비 32.3%의 집행률을 보였다. 이런 집행실적은 정부의 1분기 목표(88조원, 진도율 31.1%)에 비해 금액으로는 6조4000억원, 진도율은 2.2%포인트 초과한 것이다.
1분기 세외수입은 7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00억원 줄었고, 기금수입은 35조8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세금과 세외ㆍ기금 수입을 더한 1분기 총수입은 12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총지출은 138조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조4천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1분기 통합재정수지는 17조3천억원 적자로 집계됐고, 여기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25조2000억원 적자였다.
기재부는 수출과 고용 감소, 미중 무역협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혁신성장ㆍ일자리 지원ㆍ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통과시 신속한 집행 등 적극적 재정운용을 통해 경제활력 제고를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j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