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부터) 삼성SDI 울산공장, LG화학 오창 배터리공장,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위에서부터) 삼성SDI 울산공장, LG화학 오창 배터리공장,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 글로벌 전기차 올 200만대 증가 전망…배터리 ‘제2의 반도체’로 급부상 - 국내 기업들 관련 시장 진출 사활…배터리 직접 생산ㆍ소재 공급 박차 - 점유율 1위 中 공급과잉에 따른 시장 포화 예고…글로벌 경쟁력 제고 당면과제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2차전지는 시장규모가 메모리반도체를 넘어설 대표적인 고성장 신산업이자 신에너지 산업의 게임체인저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가 참여한 차세대배터리 원천기술(IP) 확보와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차세대배터리 펀드 출자 및 운영에 관한 협력 MOU’ 체결식에서 2차전지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2차전지 시장의 핵심인 전기차 배터리는 글로벌 기업간 경쟁은 물론 국내 업체들의 관련 시장 강화로 불꽃튀는 격전이 벌어질 태세다. 특히 대규모 투자 여력과 기술력, 인재풀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들이 사업을 키우고 있거나 혹은 잠재적 시장 플레이어로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 LG, SK는 이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파이를 키워나가고 있다. 최근 불거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기술ㆍ인력 유출 관련 법적 다툼은 이같은 경쟁 격화의 한 단면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처럼 전기차 배터리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는 관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올해 200만대, 2025년에는 11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3사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액은 지난해 110조원을 넘어섰다. 국가대표 수출품인 반도체의 연간 수출규모(141조원)와 불과 30조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각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다.

이에 따라 국내 10대 기업 중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대기업들은 부품소재 기술 확보, 사업성 검토 등을 통해 관련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의왕연구소에 지난해 배터리 셀을 포함한 완제품 시험라인을 갖췄다.

현대차 측에선 “타사에서 공급받는 배터리의 관련 기술 확보를 통해 관련 제품에 대한 제안과 기술 적합여부 체크 등을 하려는 차원으로 배터리 생산에 본격 나설 계획은 아직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의 수요업체인 현대차가 친환경차의 100% 자체생산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최근 철강업체에서 부품 소재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포스코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음극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관련 매출이 전년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 다른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생산설비에 2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2차전지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롯데그룹도 배터리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부문장(사장)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과 관련 “관심있게 지켜는 보고 있지만 지금 시작하기는 어려워보인다”면서도 “소재는 계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키울 예정”이라고 밝혀 관련 소재 사업의 강화를 시사한 바 있다.

한화 역시 전기차 배터리와 직접 연관돼 있지는 않지만 배터리 모듈을 담아 보호하는 ‘배터리하우징’을 신수종사업으로 지목하고 관련 첨단소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이렇듯 국내 대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미래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1위 생산국가인 중국이 공급과잉에 접어들고 내년 보조금 정책 종료와 미ㆍ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 진출이 가로막힐 경우 한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업계에선 우리 기업들이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의 경쟁에 앞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한다고 조언한다. 또 정부가 단순한 R&D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국 시장 진출에 있어 외교 통상부문의 걸림돌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위치가 상당히 올라왔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며 “업체들의 기술 개발 노력과 함께 더 구체화되고 실질적인 정부 시장 확대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