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금리역전 엎친데 수출부진 겹쳐 기로에 선 경상흑자 이탈 부추길 가능성 글로벌 금융시장 안전자산 선호현상 강화 강달러-亞통화 약세 장기화 땐 충격 확산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경상수지에도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올해 국내 증시를 지탱했던 외국인 자금의 이탈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7조3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지수를 견인했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다. 2년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불안한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중순까지 ‘사자’ 행진을 지속했던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순매수 폭을 크게 줄이는 모양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경우 향후 ‘환율 뚜껑’이 열릴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발언 이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현지시간 6일 장 마감 뒤 예정대로 오는 10일 대중국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불길한 조짐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안전자산인 채권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
7일 다우지수는 2만 6000선이 붕괴돼 작년 1월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79% 하락한 2만5965.09, S&P500지수는 1.65% 내린 2884.05, 나스닥은 1.96% 낮아진 7963.76을 기록했다. 코스콤에 따르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7bp 하락한 2.456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29일(2.405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채 5년물은 1.33bp 내린 2.2616%를, 국채 2년물은 1.21bp 빠진 2.286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이 연기 혹은 노딜 협상으로 끝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은 증시에 비해 민감한 만큼, 향후 강달러-위안화ㆍ아시아 역내 통화 약세 구도가 장기화될 수 있다”며 “특히 미국의 관세인상 조치에 중국이 보복을 단행하고 미국이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시행한다면 글로벌 침체 우려는 전저점 수준까지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내적으로도 우리나라 경상흑자가 두달 연속 내리막을 그리면서 다음달 ‘7년만의 적자전환’ 기로에 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9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경상수지는 48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2012년 5월부터 83개월째 매달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3월을 기준으로 보면 7년래 최소 흑자였다.
전문가들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 축소 기조의 핵심이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코스피 이익지표와 한국 경제성장률 등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국으로 달러가 순유입되는 속도가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져 원화 약세를 유발하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길 수도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물론 수출이 좋지않다고 해서 반드시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현재로서는 채권자금 유입이나 차입금 등 원화를 받쳐줄 만한 요소가 함께 부진한 상황인 만큼 외국인 자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윤호ㆍ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