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로화 대비 원화약세 헤지시 프리미엄 확보 가능 장기투자는 환 노출이 정석 “유동성 위기 가능성 커져”
장기투자가 기본인 해외부동산 투자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단기 환(換) 관련 수익에 집착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외환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자칫 환 위험 때문에 기초자산을 헐값에 내다팔아야 할 상황이 올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한국투자증권이 유럽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은 약 1조6140억원이다.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마중가 타워’(1조830억원)에 투자한 미래에셋대우를 비롯,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등도 유럽 오피스 쇼핑에 적극적이다.
증권사들이 유럽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는 환차익 때문이다. 해외투자시 환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스와프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다. 환차손 가능성이 크면 비용을 내야 하지만, 환차익 가능성이 크면 일정 수준의 수익을 약속받을 수 있다. 현재 원화는 달러에 대해 강세여서 미래에 달러 자산을 원화로 바꿀 때 손실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유로에 대해서는 약세여서 향후 원화 환전시 환차익 가능성이 크다. 현재 원화 관련 달러 및 유로화 리스크프리미엄은 약 150~200bp(100bp=1%p) 수준이다.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인수한 부동산 자산을 쪼개서 연기금ㆍ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에게 재매각(셀다운) 하거나, 특정 펀드에 편입해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환으로 인한 ‘알파 수익률’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문제는 유럽의 제로금리 정책이 종료되는 등 더이상 환 프리미엄을 누리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경우다. 이 때는 환으로 인한 덤이 사라져 투자자들의 요구수익률을 충족하기 어려워진다.
한 대형 증권사의 부동산투자 담당 임원은 “지금만 보면 현재의 환헤지 전략이 맞는 것 처럼 보이지만, 상황이 바뀌면 부동산의 내재가치가 아닌 환율 변동에 따라 투자회수 압박을 느끼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회수 수요가 심하게 몰릴 경우, 환헤지 비용은 비용대로 내고 매각 가격은 낮아지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외부동산 투자시 환헤지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율 변동은 해당 국가의 경기와 금리변화를 반영하는 반큼 기초자산인 부동산 가격 움직임이 그 위험을 상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국민연금은 환노출 시 ‘자산 자체의 수익 + 환변동으로 인하 수익’이 장기적으로 ‘제로(0)’에 수렴한다고 판단, 대체자산을 포함한 모든 투자에 환노출 전략을 쓰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임원은 “2~3년 내에 투자회수하겠다는 생각으로 투자한다면 단기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는 환헤지 전략이 맞겠지만, 부동산 투자는 장기인 경우가 많아 금리와 환율 예측 자체가어렵다”며 “길게 보면 환 효과와 자본이익은 어차피 상쇄돼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자체에 집중해 펀드 만기를 유연하게 가져가기 위해선 환 노출이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