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우린 이미 수많은 카메라 앞에 서 있다. ‘왓칭’은 그 현실의 공포를 극대화시켰다. 다만 입체적 캐릭터를 그려내지는 못했다. 17일 개봉을 앞둔 영화 ‘왓칭’은 회사 주차장에서 납치당한 영우(강예원)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를 피해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다.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 영우는 회사 내에서 모든 일을 도맡아 할 정도로 능력 있는 캐릭터다. 밤늦게 퇴근하는 일은 부지기수다. 그런 영우는 퇴근길 지하주차장에서 납치를 당하고 그의 눈 앞엔 평소 친근하게 다가왔던 회사 경비원 준호(이학주)가 있다. ‘왓칭’은 앞서 개봉했던 영화 ‘목격자’, ‘도어락’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를 극대화 시켰다. 일상의 공간인 지하주차장, 사무실, 엘리베이터는 범죄의 장소이자 공포의 대상이 됐다. 현대인의 안전과 기억을 위한 방패막인 CCTV는 범행의 도구로 사용된다. 회사 내에 있는 모든 CCTV를 알고 있는 준호는 CCTV를 통해서 영우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고 미행한다. 특히 여성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까지 담아냈다. 선의로 했던 행동이 불필요한 오해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늦은 밤까지 일하고 퇴근하느라 경비원들에게 미안했던 영우는 별 의미없이 선물을 하지만 영우를 좋아하는 준호는 이를 집착으로 되돌려줬다. 친해지고 싶다는 이유로 말을 붙이고 엘리베이터 탑승을 막는 남성의 행동이 여성에겐 공포가 될 수 있다. 좋아해달라고 강요하는 준호의 태도도 여성들이 충분히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상황임을 전달한다.
문제는 현실 공포와 별개로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것. 영우가 납치되고 그가 탈출하는 과정이 숨 쉴 틈 없이 몰아친다. 긴장은 되는데 그 과정이 연속되다 보니 지루하게 느껴진다. 더불어 전형적인 캐릭터들도 아쉽다. 납치가 된 영우는 가슴이 훅 파인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다. 여기에 빨간 하이힐까지 신는다. 이 모든 것은 영우의 판타지를 위한 선택이다. 비정상적 인물인 준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설정일지 모르겠으나 범죄, 스릴러 영화에서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은 이미 수차례 등장했다. 여기에 일 잘하고 혼자 애를 키우는 여성은 ‘독하다’고 부르고 여성을 여성의 적으로 그린 모습도 보여진다. 영우의 같은 팀 후배인 민희(임지현)는 평소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사건 상황에서도 민폐만 끼치는 여성으로 그려냈다. 캐릭터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이학주는 남았다.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준호 역을 연기한 이학주는 극의 긴장감과 공포감을 끌어올린 1등 공신이다. 홀로 로맨틱과 공포를 오가는 연기를 펼치며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오는 17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