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배출가스 규제 보고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유럽과 중국, 미국의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로 자동차 업체들이 적게는 수조, 많게는 수십조원의 벌금을 내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배출가스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시장점유율을 잃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무디스는 12일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영향과 관련한 보고서에서 각 규제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전환 시나리오를 ▷느린 속도의 전환 ▷중간 속도의 전환 ▷급진적인 전환 등 세 가지로 분석했다. 그 결과, 각 회사들이 신속한 배출가스 감축을 시행해도 유럽연합(EU)의 배출가스 규제를 기준으로 하면 24억유로(한화 약 3조885억원)의 벌금을 낼 것이라고 봤다. 이보다 느린 속도로 내연기관차를 친환경차로 대체할 경우엔 59억유로(7조5925억원), 신속한 전환에 실패할 시엔 최대 112억유로(14조4130억원)의 벌금을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EU와 중국, 미국 등 3대 자동차 시장은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최근 배출량 규제를 시작하거나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를 도입했다. EU의 경우 2021년까지 역내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당 95g을 넘지 않도록 했다. 이 같은 규정은 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모든 차량에 적용돼, 배출이 많은 차량을 판매하면 상대적으로 배출량이 적은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더 많이 팔아야 맞출 수 있다. 위반 시엔 차량 1대당 이산화탄소 배출 1g마다 95유로(약 12만1000원)의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중국도 올해 1월부터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를 도입했다. 생산량의 10%(크레디트)이상을 친환경차로 채우지 못하면 다른 회사로부터 크레디트를 구입해야 해, 업계에선 크레디트가 사실상 벌금으로 보고 있다.

무디스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유럽의 감축 목표와 현재 기업들의 친환경차 및 디젤차 판매 현황을 놓고 봤을 때 폭스바겐그룹, 피아트크라이슬러, 포드, 현대ㆍ기아자동차 등이 영업이익 대비 높은 수준의 벌금을 부여받을 수 있는 회사다.

예컨대 포드의 경우 영업이익이 67억5300만유로(8조6805억원)인데, 배출가스를 신속히 줄일 시와 그렇지 못할 시 받을 수 있는 벌금이 적게는 2억4300만유로(3123억원) 많게는 11억200만유로(1조4165억원)다. 현대ㆍ기아차는 5억1000만유로(6555억원)에서 12억2200만 유로(1조5708억원)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평균 연간 영업이익은 54억4300만유로(6조9966억원)다. 무디스는 “이같은 벌금이 각 회사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유럽의 목표치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은 모델의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데, 자칫 시장점유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리튼 무디스 부사장은 “엄청난 규모의 벌금을 피하기 위해 완성차업체들이 내년에 전례없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모델 등을 출시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일부 업체는 벌금을 내거나 시장점유율을 포기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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