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색소 첨가한 막걸리는 ‘기타주류’ 분류 기존 탁주보다 6배나 높은 30% 세율 적용 유통규제도 현실과 괴리…개편 목소리 높아
주세법 개혁 논의가 맥주 종량세 개편에 집중되면서 정작 국산 술을 대표하는 전통주의 주세체계 개편은 이번에도 요원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체된 시장을 극복하고 제품 경쟁력을 높이려는 업계 시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현행 주세법 상의 규제 개혁이 따르지 않는 이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막걸리협회 등에 따르면 전통주 업계는 술의 출고 가격에 세금을 부과하던 기존 종가세에서 도수나 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의 개편에 큰 틀에선 공감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종량세로 인한 변동보다는, 기존 주세법상에서 꾸준히 문제 제기된 탁주 등의 과세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가 모인다.
주세법상 주류는 탁주ㆍ양주ㆍ청주ㆍ맥주ㆍ과실주 등을 포함하는 발효주류와 소주ㆍ위스키ㆍ브랜디ㆍ일반 증류주ㆍ리큐르 등을 포함하는 증류주류, 그리고 기타주류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탁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주로 인식되는 막걸리가 해당한다. 현행 주세법상 탁주의 세율은 5%, 지역의 전통 양조 방식으로 만들거나 명인이 제조한 것으로 정의되는 전통주의 경우는 2.5%로 가장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맥주의 경우 72%의 최고세율을 매기는 것과 비교된다. 이렇듯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은 우리나라의 고유 전통주 육성 차원에서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종량세로 전환하더라도 탁주는 7도 기준 1ℓ당 약 46원의 과세가 적용되며, 750㎖ 제품 출고가를 기준으로 이뤄지던 기존 과세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통주 주세체계에서 예외가 되는 막걸리가 있다. 다양한 향과 색소를 첨가한 막걸리다(탁주형 기타주류). 현행 주세법은 이 경우 탁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해 탁주보다 6배 높은 30%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유통 경로도 기존 주거래상인 특수주류도매상에서 종합주류도매상으로 달라져 새로 거래를 터야 한다. 전통주 업계는 현행 주세체계 그대로 종량세가 적용될 경우 기타주류는 1ℓ당 1650원이 과세돼 기존보다 세율이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2~3년 새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막걸리 시장이 형성되며 나온 바나나막걸리, 유자막걸리, 밤막걸리, 고구마막걸리 등은 오히려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막걸리는 현재 기존 상품보다 400원가량 높은 소비자가격에 판매되는 추세다. 또 지역권에 기반한 종합주류도매 구조에선 전체 주류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소주와 맥주 위주의 유통이 이뤄져 기타주류 제품은 취급도 안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체 주류 시장에 전통주가 차지하는 규모가 10% 안팎으로 작다보니 규제 개혁에서도 매번 우선순위가 밀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국순당이 지난 2016년 선보인 ‘국순당 쌀바나나ㆍ쌀복숭아’는 출시 첫 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소비 감소와 유통 한계에 직면해 지난해 30억원으로 매출이 축소됐다. 회사 관계자는 “출시 당시 1700원의 비교적 높은 소비자가격에 편법 가격 인상 아니냐는 오해도 있었다”며 “유통상의 어려움도 이런 신제품 개발에 저해 요인이 된다”고 했다.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알밤동동’, ‘고구마동동’ 등을 내놓고 있는 우리술 관계자는 “대형마트 위주로만 제품이 들어가고 식당, 주점, 슈퍼 등에선 취급되지 않아 매출에 한계가 있다”며 “회사 매출의 30%가 탁주형 기타주류에서 나오는데 세금으로는 전체의 70%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다.
전통주 업계는 현재 기타주류에 일괄 적용하는 단일 과세 체계를 주종별 과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종가세 하에서 탁주에 붙던 5%의 세율을 탁주형 기타주류에 동일하게 적용하거나 최대 10%까지 과세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또 애초 시장을 형성해 온 특정주류도매상을 통해 이를 유통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번 주세법 개정에서도 전통주 관련 규제 개혁 논의는 요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종량세 전환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아직 확정된 건 없다”면서도 “탁주형 기타주류 등 전통주 주세체계 관련 부분까지 논의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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