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 부부 재산 83%가 주식, 가액 35억 달해 -야권 ‘주식거래 낙마’ 이유정 사례 언급, 공세 예고 -후보자 “이해충돌 없었다”… 증여세 탈루 의혹엔 “생각 못했다” 해명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신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된 이미선(49ㆍ사법연수원 26기) 후보자의 주식 보유 내역이 인사청문회 도마 위에 오르면서 향후 임명 절차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는 10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판사 출신의 이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으나, 그 시간은 저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주식투자 내역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저출산·고령화, 환경문제 등과 같이 시시각각 급변하는 국내외 현실 속에서 헌법재판소가 소중한 헌법가치를 실현시키고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주어진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이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 가운데 83%(35억 4000여 만원)가 주식이라는 점을 문제삼고 있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전날 국회 검증을 받은 문형배(53·18기) 후보자와 함께 대통령 지명을 받았기 때문에 국회 동의 없이 임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념 공세를 받은 것에 불과한 문 후보자와는 달리 이 후보자는 재산보유 내역이 문제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2017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했던 이유정(51) 변호사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했다는 의혹으로 낙마하고, 검찰 수사를 받아 기소된 전례가 있어 더 부담이 큰 상황이다.
법사위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후보자와 남편이 함께 보유하고 있는 17억원대 ‘이테크건설’ 주식을 문제삼고 있다. 이 후보자가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며 이테크건설 하도급 운송업체와 이 업체가 속한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이테크건설이 소송 당사자가 아니었고, 해당 업체가 관련된 삼성화재가 패소해 오히려 불리하게 판결이 났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된 사건은 이테크건설이 하도급을 준 업체에서 임차한 기중기가 고압선로를 건드려 주변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면서 생긴 사안이다. 피보험자인 이테크건설을 대신해 피해 업체에 1억6000여만원을 배상한 삼성화재는 기중기 운영업체가 공제보험을 가입한 화물차운송연합회에 보험금을 물어내라며 소송을 냈다. 이 후보자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야권에서는 이 후보자 부부가 2006~2009년 대전고등법원과 특허법원 판사로 지낼 당시 코스닥에 상장된 기술 기업들의 주식을 상당수 매입한 점도 문제삼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후보자 부부의 과다한 주식보유가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한규 전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공직자의 도덕성 수준은 일반 국민보다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헌법재판관이라고 하면 대법관 못지않게 직책이 높은데, 이 후보자와 그 배우자도 어쨌든 논란의 여지가 없으려면 간접적으로도 이해충돌의 소지가 없도록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의 증여세 탈루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 “아직 자녀들이 대학생, 중학생이어서 구체적 증여를 생각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문제가 돼서 2019년 3월 28일자로 증여신고 및 증여세 납부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자녀들이 독립할 때 증여할 목적으로 2010년 자녀들 명의로 적립식 펀드를 개설해 2010년 3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매달 20만 원씩, 2013년 4월부터 매달 50만원씩 납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별도의 증여신고 및 증여세 납부는 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되지 않았다면 신고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들릴 수 있는 발언”이라며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 높은 도덕성을 갖췄다고 할 수는 없지 않나”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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