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두고 美 ‘공은 北에’ vs 北 ‘일괄타결 반대’ 팽팽 -北 ‘폭탄선언’ 같은날 끝난 한미실무협의, 美 ‘개성ㆍ금강산 면제 NO’입장만 재확인 -정부 일각 기대한 ‘기업인 방북’도 무산가능성 ↑ -화상상봉 물자반출 제재면제 ‘유일한 소득’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노딜(No deal)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보름여. 북한과 미국이 주고받던 핑퐁게임의 속도가 빨라질 기세다. 그런만큼 미국 측이 일관되게 주장한 ‘제재유지’ 입장도 한층 굳어질 모양새다. 남북경협 재개에 도움이 될 미 측의 제재면제 가능성은 당분간 ‘0%’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5일 평양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과 타협할 의도도, 이런 식의 협상을 할 생각이나 계획도 결코 없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와 핵ㆍ미사일 시험 유예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외교ㆍ안보라인이 내놓은 ‘일괄타결(빅딜)’ 한목소리에 반대의사를 아주 명확히 내놓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미국 워싱턴에선 한미워킹그룹 대면 회의가 끝났다. 대북 제재와 관련한 미 측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주의적 제재를 뺀 남북 경제협력 관련 제재를 현재 단계에서 면제 또는 완화할 의사가 없다는 미국의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이산가족 상봉 관련 제재 면제만 승인됐다. 한국 정부가 얻어낸 사실상 ‘유일한 소득’이었다.
북미ㆍ한미 협의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정부 소식통은 15일 이번 협의 결과에 대한 즉답을 피하면서도 어떤 ‘환경’에서 워킹그룹이 열렸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북미정상회담은 결렬됐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대외적으로 ‘공은 북측에 넘어갔다’고 말하고 있다. 동시에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폐기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강하게 언급 중이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남북 경협을 원하지만, 최근엔 청와대도 조금 신중한 분위기다. 그런 상태에서 이번 워킹그룹이 개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남북경협을 위한 제재면제’에 부정적 입장을 조금도 안 바꾼 채 워킹그룹 회의에 나왔음을 에둘러 언급한 셈이다.약 일주일 전인 지난 7일(현지시각)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 비핵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위한 ‘압박 전술’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제재면제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정부 일각에서 이번 워킹그룹을 통해 기대했던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건 또한 물거품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이번 협의에서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문제 등에 대한 논의내용은 들은 바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관련 건에 대해 협의는 했다”면서도 진전사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기업인들은 지난 6일 개성공단에 두고 나온 시설을 점검하겠다며 정부에 8번째로 방북을 신청했었다.
개성공단 기업인의 현지 시설점검은 유엔 대북제재 및 미국의 독자 제재에 저촉되진 않지만, 미국과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게 우리 정부 판단이다.
결국 이번 한미워킹그룹 회의에서 한국 대표단은 ’남북 경협’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시각만 재확인한 모양새가 됐다.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위한 물자반출 건에 대한 협의만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유일한 성과였다.
한편 외교부는 15일 공식 자료를 내고 “양측은 워킹그룹 등 다양한 협의채널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목표 하에 대북제재 체제 하에서 남북관계를 북미협상 재개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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