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모델, 말초적 카피 안써, 깊고 오랜 믿음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기적의 주인공’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제2별명은 ‘박카스’이다. 제1별명은 베트남쌀국수와 히딩크 감독을 합친 ‘쌀딩크’이다. 제3별명은 ‘바캉스’인데, 북미회담과 하노이-다낭-박항서 인기 덕에 베트남으로 바캉스 가는 한국인이 급증했다.

제2별명 ‘박카스’는 박 감독의 이름을 부를 때 자음접변으로 ‘박카-ㅇ’ 발음 생기고, 때마침 우리 국민 귀에 가장 친숙한 피로회복 드링크가 손쉽게 떠오르는 바람에 일사천리로 퍼졌다. 베트남과 한국 국민의 피로감을 씻어준 기적의 사나이라는 이미지와 연결된다. 그만큼 ‘박카스’가 대한민국 국민 건강음료로 오래도록 각인돼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쁘고 일이 많은 우리사회의 주역, 이웃과 친지에게 흔히 권하는 피로회복제이기에 한때 ‘3060 세대 음료’로 인식되기도 했던 박카스는 2000년대 들어 ‘1030세대’에 맞춰 젊음을 강조한다.

‘젊음은 나약하지 않다’는 카피가 대표적이다. 대한민국 젊은 장정들 몸의 원기가 충만하니 잠시 꺼려지던 군 입대도 자신감 있게 선택한다. “꼭 가고 싶습니다”라는 카피는 지금도 여러 상황에서 거론되고 패러디된다.

세대 간 정다운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박카스를 나눠마시며 정담하는 모습이 담긴 과거 CF 장면은 박항서 감독이 ‘파파 리더십’으로 베트남 선수들을 다독이는 모습과 닮았다.

동아제약 박카스는 다시 국민 피로회복제의 위상에 걸맞게, 남녀노소 전국민을 포용하는 캠페인 주제를 내세운다. ‘풀려라 4800만, 풀려라 피로’, ‘나를 아끼자’가 대표적이다. 다만 추상적이어서 체감도는 높지 않았다는 촌평이 있었다.

2019년 박카스의 신규캠페인도 10대부터 어르신까지, 전국민에 맞춰져 있다.

메시지는 명확해 보인다. 몸의 피로는 마음의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잘 할 수 있는 일도 그르칠 수가 있기에, 만사형통의 근원이 ‘피로 제거’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작은 피로회복부터’라는 슬로건을 정립했다.

‘시작은 피로회복부터’ 캠페인은 학업, 취업, 결혼, 육아 등 많은 난제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 어떤 것보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것이 자신의 피로임을 환기시키고, 만사형통의 첫 단추를 박카스가 ‘피로 회복’을 통해 만들어 준다는 뜻이다.

퇴근 무렵, 업무로 바쁜 팀원들에게 힘내라며 박카스 한 병씩을 건네는 팀장, ‘직원 좀 더 뽑아달라’는 여주인공의 호소, ‘그래도 시작은 피로회복부터’라는 메시지, 박카스를 마시며 피로를 푸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이어진다. 기교가 없는 소박한 구성이다.

박카스 캠페인의 가장 큰 특징 두 가지는 생활 속 소재를 쓴다는 점과 섹시한 모델을 기용하거나 말초적 표현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처럼 동아제약 박카스의 남다른 캠페인 기조는 길고 깊은 믿음의 원천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