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ㆍ예능 등, TV 프로그램 출연자 “남성이 더 많아” -취재 아이템도…남기자 3416개, 여기자 1672개 -“시사는 남성의 몫…고정관념 확대 재생산 가능” 우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과 공영방송 이사를 임명할 때 특정 성별이 전체의 60%를 넘지 않도록 하는 법령 개정을 할 것을 방통위원장에게 권고했다. 현재 방통위원 5명은 전원이 남성이고, 방심위원 9명중 6명이 남성인 상황을 고려하면 여성 비율을 더 높일 것을 권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인권위는 방통위원장에게 방송평가시 양성평등 항목 신설 및 미디어 다양성 조사항목 확대, 방통심위원장에게는 성평등특별위원회 설치도 각각 권고했다.

7일 인권위가 공개한 ‘미디어에 의한 성차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통위원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한국방송공사 이사 11명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 방심위가 임명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9명도 모두 남성이었지만 지난해 8월 여성 2명이 이사로 선임됐다. 한국교육방송공사 이사(총 9명) 중에도 여성은 지난해 9월에야 4명이 합류했다.

또 인권위는 드라마와 뉴스진행 등에서 남녀 역할에 대한 조사결과도 내놓았다. 분석대상이 된 48개 2017년 드라마에서 평균 등장인물 17.4명 중 남성은 9.9명ㆍ여성은 7.7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2명 정도 많이 드라마에 나왔다. 인권위는 “드라마 속 여성 등장인물 360명 중에서 전문직 직급에 있는 인물은 76명으로 21.1%인 반면, 남성은 455명중 214명으로 47.0%를 차지했다”면서 “남성은 사회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 많았던 반면 여성은 남성의 지시를 따르는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의 저녁종합뉴스에서 남성 앵커는 ‘나이든 사람’, 여성 앵커는 ‘젊은 사람’이었다. 남성앵커는 87.7%가 40대 이상이었고, 여성 앵커는 80%가 30대 이하였다.

뉴스에서도 정치 관련은 남성앵커 소개 비율(55.8%)이 높았고, 반대로 경제 뉴스는 여성앵커가 소개하는 비율(63.3%)이 높게 나타났다. 시사토크 프로그램은 남성 진행자 비율이 90%인데 비해 여성은 10%였다. 출연자(총 198명) 가운데 여성 비율도 10.6%(21명)에 불과했다. 시사토크 진행 및 출연자가 주로 남성이라는 점은 정치적이거나 시사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는 주로 남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을 확대 재생산 할 수 있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방송 취재기자에 있어서도 남성기자는 전체 5309개의 뉴스아이템 중에서 3416개를 취재했고, 여성기자는 31.5%인 1672개의 뉴스아이템을 취재했다.

또 남성 기자는 환경(77.1%), 해외(74.9%), 사회-비리(74.3%), 북한관련(69.4%), 사회사건사고(68.5%), 군사(67.1%)관련 뉴스를 많이 취재한 반면, 여성기자는 문화관련(42.2%), 생활정보(38.5%), 날씨(38.3%), 사회 일반(36.4%)관련 뉴스를 많이 취재했다.

뉴스에 출연하는 인터뷰 대상자도 남성이 많았다. 7개 채널 210개의 뉴스 프로그램에 등장한 인터뷰 대상자는 5453명이었는데, 남성은 3969명으로 72.8%인 반면, 여성은 1484명으로 27.2%를 차지했다. 전문직만을 놓고 봤을 때 남성 인터뷰 대상자는 82.8%였고, 여성 인터뷰 대상자는 17.2%였다.

인권위는 “여성기자는 소프트 뉴스분야에서의 취재비율이 높고 남성기자는 하드 뉴스 분야에서의 취재비율이 높았다”면서 “여성 인터뷰 대상자가 남성 인터뷰 대상자에 비해 수적으로 절반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뉴스거리가 될 만한 사건에서 도움이 되는 전문적인 발언을 하는 사람은 늘 남성이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