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려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에 탄성 - 300마력 펀치력ㆍ코너링은 스포츠카 방불 -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으로 주행감도 만족 - 스마트폰 연결ㆍ주행 보조 기능은 아쉬워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인기드라마 ‘스카이(SKY) 캐슬’에 등장해 특유의 고급스러움으로 소유욕을 자극한 차가 있다. 바로 ‘레인지로버 벨라(이하 벨라)’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SUV 부문에서 레인지로버의 입지는 확고하다.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SUV의 기본기는 유지하면서 아름다운 곡선과 절제미를 덧칠한 ‘럭셔리 감성’은 어느새 부의 상징이 됐다.
벨라는 레인지로버 라인업에서 이보크와 스포츠 사이의 중간을 담당하는 모델이다. 군더더기 없는 외관에선 크로스오버 SUV를 지향하는 레인지로버의 방향성이 감지된다. 역설적으로 속을 들여다보면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갖춘 야수가 엿보인다.
지난해 월드 카 어워드에서 ‘2018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상으로 입증된 세련미는 여전하다. 자동 전개식 플러시 도어 핸들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관된 벨트라인과 얇은 매트릭스 LED 테일램프, 고급 가니쉬 등은 특유의 실루엣을 완성한다. 2019년형에는 실버나 블랙 색상의 루프레일을 기본으로 적용해 실용성과 유려함을 더했다.
엔진 라인업은 240마력, 51㎏ㆍm 토크를 내는 D240 인제니움 4기통 트윈 터보차저 디젤과 300마력, 71.4㎏ㆍm 토크를 내는 D300 디젤 3리터 V6 트윈 터보차저 엔진으로 나뉜다. 여기에 380마력, 45.9㎏ㆍm의 최대토크를 내는 P380 3리터 V6 슈퍼차저 가솔린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온ㆍ오프라인에서 고급스런 승차감을 전해주는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은 D300과 P380 모델에만 들어간다. 후륜 기반의 지능형 AWD 시스템과 균일한 8단 변속기 조합은 전 모델이 동일하다.
전장은 4804㎜, 전폭은 1930㎜다. 2874㎜의 휠베이스는 긴 리어 오버 행으로 이어져 차체가 더 길다는 인상을 준다.
뒷좌석은 넉넉하다. 1열 시트를 정상적으로 맞추고 2열 공간에 앉으면 무릎부터 1열 시트까지 주먹 2개가 들어간다. 트렁크 용량은 558리터,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1616리터로 늘어난다.
물리 버튼을 최소화한 실내 디자인은 고급스러움 그 자체다.
터치 프로 듀오 인포테인먼트는 두 영역으로 나뉘어 위에선 내비게이션이나 인포테인먼트를, 아래에선 공조장치나 드라이브 모드를 조작할 수 있다. 정전식 스위치를 탑재한 스티어링휠은 주행 중 누르지 않고 스마트폰처럼 쓸어 넘기는 조작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다만 상단 디스플레이의 조작감이 아쉽다. 내비게이션에서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메뉴를 이동할 때 느린 반응성은 손을 따라가지 못했다.
공조 장치를 조작하더라도 물리 버튼이 아닌 탓에 주행 중에도 전방에서 시선을 아래로 돌려야 했다. 편한 조작까진 어느 정도 적응시간이 필요했다.
반면 1열 파워 시트에 포함된 히팅ㆍ쿨링 기능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보조석까지 탑재된 마사지 기능은 장거리 주행에 적합했다. 난방 조절과 전동식 각도 조절이 가능한 2열 시트도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시승한 ‘D300 R-다이내믹 HSE’에 시동을 걸면 야수의 포효가 느껴진다. 저속구간에서 엔진 회전 질감은 부드럽고 고RPM 영역에 들어가면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준다. 실내 소음은 최대한 억제됐다. 시트로 전해지는 잔잔한 진동도 거슬리지 않는다.
토크 배분 역시 잘 다듬어졌다. 급제동 시 1685㎜ 전고에 따른 쏠림은 다소 있지만, 단단한 차체가 신뢰감을 잃게 만들지 않는다.
전자 제어식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은 벨라의 최대 장점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편안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드라이브 모드가 엔진 회전수보다 주행 환경에 맞춰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속방지턱도 부드럽게 넘는다.
SUV를 뛰어넘는 스티어링의 답력은 스포츠카를 방불케 한다. 높이를 낮추고 고속으로 코너링을 탈출할 땐 긴 오버행과 특유의 가변 비율 시스템으로 짜릿함을 선사했다.
2019년형에 기본으로 장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운전 보조 시스템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앞 차량을 인식해 감속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소음이 들렸고, 브레이킹은 다소 갑작스러웠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도 중앙을 유지하기보다 차선을 벗어나지 않게 하는 보조 기능에 불과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어 대신 레인지로버 전용 ‘인컨트롤 리모트(InControl Remote)’ 앱을 채용한 것도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에겐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화면 미러링은 케이블로, 소리는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체계도 낯설다.
2019년형 레인지로버 벨라는 파워트레인과 사양에 따라 총 여섯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개소세 인하분이 적용된 가격은 9590만원(D240 S)부터 시작한다. 시승한 ‘D300 R-다이내믹 HSE’는 1억2160만원이다. 가솔린 모델인 ‘P380 R-다이내믹 SE’는 1억12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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