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생산 0.6%↓·투자 0.4%↓ 정부 지출 증가 불구 민간 설비투자 ‘낙제점’ [헤럴드경제=배문숙ㆍ정경수 기자]생산과 투자가 2개월 연속 동반감소하면서 우리 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현재와 향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7개월째 동반 하락했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 집계이후 처음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생산이 두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수출에 빨간불이 켜질 것을 우려했다. 따라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란 견해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계열)는 전달보다 0.6% 하락했다.

전산업 생산은 작년 9월 1.4% 감소 뒤 10월 1.2% 늘며 반등했지만, 11월 -0.7%에 이어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한 반도체 생산이 두달 연속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반도체 생산 부진이 광공업 생산을 끌어내렸고, 이는 전산업 생산의 감소세 전환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생산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는 가격 하락이 꼽힌다. 지난해 12월 D램 반도체 수출물가는 전달보다 2.0% 떨어지면서 지난해 8월(-0.1%)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D램은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력 상품이다.

최근 계속된 투자 부진도 반도체 생산 둔화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반도체 장비가 포함된 특수산업용 기계 투자는 지난해 1월 이후 1·4·9월을 제외하고 나머지 8개월간 10% 내외의 큰 낙폭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호조세가 꺾이면 수출 전선에도 빨간불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생산, 출하 지표가 악화하면서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그러면 반도체 경기는 꺾인다고 봐야 한다”면서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증가세를 이끌었는데, 전체 수출이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설비투자도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작년 3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9∼10월 증가했지만, 11월 -4.9%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계정에서도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밀어닥쳤던 2009년(-7.7%)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정부 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민간 설비투자에서 ‘낙제점’을 받으면서 전체적인 성적을 끌어내렸다. 정부는 열심히 돈을 썼지만 기업들은 투자할 의욕을 잃고 있다는 해석이다.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이 겹치면서 기업들은 적극적인 투자 대신 보수적인 경영으로 돌아섰다.

특히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해 9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지표가 9개월 이상 하락한 것은 1997년 9월∼199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하락해 7개월째 뒷걸음쳤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란 견해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공식 전망치를 2.7%에서 2.6%로 낮췄다. 또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2.5% 안팎으로 예측하는 등 하향 조정하고 있다.

또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2분기 이후 한국경제가 회복기 없는 하강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5월부터 선행과 동행지수가 꺾이는 하강국면이 보였다”며 “지난해 5월부터 12월이 후퇴기, 12월부터는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동행지수가 내림세다”며 “경기 반등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동행지수는 반등하지 못하고 장기 침체에 빠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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