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신작들이 쏟아지는 가운데에서도 어딘가 기시감이 드는 작품들이 있다. 비슷한 소재에 제작진, 배우들까지 같은 경우 그런 분위기가 더욱 감지된다. 비슷하다고 해서 모두 모방했다고 볼 필요는 없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요리하는지에 따라서 맛이 다르다. ‘빅매치’에선 어딘가 비슷한 두 작품을 비교해 진짜 매력을 찾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극과 극의 류승룡을 만났다. 1000만 영화만 세 편이다. 막강한 흥행 파워를 보여주던 류승룡은 한 동안 주춤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극한직업’으로 흥행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했다. 그가 출연한 영화 ‘극한직업’은 개봉 5일만에 300만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오랜만에 코미디 장르로 돌아온 류승룡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그리고 이틀 사이 류승룡은 ‘극한직업’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킹덤’ 속 류승룡은 전혀 다른 얼굴이다. 오랜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것도 반갑지만 드라마 속에서 호불호 없는 연기로 중심을 꽉 잡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만년 반장인 가장의 설움 ‘극한직업’ ‘극한직업’은 마약반원 5인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류승룡은 진급을 못해 만년 반장에 머문 고반장 역을 맡았다. 집에는 맨날 빨래거리만 가져다 줘 미안함을 안고 있는 가장이다. 류승룡표 코미디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겐 ‘극한직업’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의 대표적인 코믹 작품인 ‘7번방의 선물’과 ‘내 아내의 모든 것’과는 결이 다르다. ‘극한직업’ 속 고반장이 속한 상황은 더 실생활에 가깝다. 상사에게 깨지는 가운데에서도 치킨집 주문을 받고 후배가 진급턱으로 소고기를 쏜다는 말에 자존심도 굽히고 따라간다. 구박만 하던 아내가 한밤 중 부르자 덜덜 떨기도 한다. 고반장을 연기한 류승룡은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류승룡의 생활 연기가 ‘극한직업’ 속 웃음 포인트인 셈. 특히 후반부 ‘좀비 반장’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변신하는 고반장의 모습은 의도치 않았겠지만 후속작인 ‘킹덤’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 왕보다 높은 권력 실세 조학주 ‘킹덤’‘극한직업’ 개봉 이틀 뒤인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킹덤’이 베일을 벗었다. ‘킹덤’은 여러 전란을 거치면서 피폐해진 조선을 배경으로 죽은 왕이 되살아나고 위기에 몰린 왕세자가 궁에서 가장 먼 곳으로 향하면서 왕의 병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킹덤’에서 류승룡은 중전(김혜준)의 아버지이자 조선의 권세를 잡고 있는 영의정 조학주로 분했다. ‘킹덤’ 속 류승룡에게선 ‘극한직업’ 속 사람 좋은 고반장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왕이 죽은 후 세자 이창(주지훈)이 그 뒤를 잇는 것을 막기 위해 조학주는 임신한 중전이 아들을 낳을 때까지 왕을 살려낸다. 권력을 향한 탐욕을 여실히 드러내는데 시리도록 차갑다. 딸인 중전에게 조차도 자신이 만들어준 권력이라고 강조할 정도다. 차갑게만 보였던 조학주가 분노를 드러낸 순간은 자신의 아들의 최후를 마주했을 때다. “전하의 아들이 내 아들을 죽였소”라며 이창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조학주의 모습은 소름 끼칠 정도다. 무엇보다 ‘킹덤’이 공개된 후 사극에 어울리지 않는 톤과 발성 등으로 여러 배우들이 연기력 논란에 휘말리고 있는 때에 류승룡만은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며 호평을 듣고 있다. 극과 극 모습으로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동시에 달구고 있는 것은 물론 연기력으로도 신뢰를 받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