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범규 기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여정이 불현듯 끝났다. 대표팀은 8강 상대 카타르에 0-1로 패하며 예상보다 빨리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59년 만의 우승을 염원했던 국민들은 8강에 그친 대표팀의 수장 파울루 벤투(50) 감독의 역량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매 경기 같은 포메이션과 전술, 지나치게 예측이 가능한 선수기용, 선수단 관리 등 팀 내외적으로 드러난 문제점들이 과거 실패 사례에서 흔히 봤던 내용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8강전 직후 인터뷰를 통해 “지금의 스타일을 앞으로도 고수하겠다”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온갖 비판과 비난에도 자신의 철학을 굳건히 하겠다고 밝힌 벤투 감독, 이는 소신일까 고집일까. # 소신벤투 감독은 카타르에 패하기 전까지 펼쳐진 11경기에서 대부분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고, 무패(7승 4무)의 성적을 거뒀다. 점유율과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는 부임 직후 한 가지 포메이션만을 사용하여 팀을 빠르게 안정화시켰다.대표팀은 한 수 위의 우루과이, 칠레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벤투 감독의 전술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 외에도 벤투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키며 대표팀의 세대교체에도 힘썼다.벤투 감독은 카타르 전 패배 직후 인터뷰에서 “득점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는 부분은 동의할 수 없다”며 경기력에 대한 비난에 반박했다.이에 구자철은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이 대표팀과 잘 맞는다고 확신한다”고 말했고, 황인범 역시 “모든 선수가 지금 스타일에 만족한다”고 밝히며 벤투 감독의 방향성에 대해 신뢰를 보냈다.
# 고집일각에서는 벤투 감독에 대한 비난의 여론도 존재한다. 플랜B가 없고, 위기 대처 능력, 선수단 관리 등을 문제 삼아 벤투 감독을 ‘소통불능’, ‘고집’이라고 비판한다. 포메이션 변경은 지난 사우디와의 평가전 3-4-2-1 단 한 차례였고, 그마저도 실패했다. 벤투 감독은 공격적으로 나온 우루과이, 칠레를 상대로 선전하였지만, 수비 태세를 갖춘 팀들에겐 무기력했다. 이재성, 기성용, 황희찬 등 핵심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우지도 못했다. 또한 대체선수로 발탁한 이승우를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분도 출전시키지 않으며 ‘물병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대회 내내 왼쪽 풀백을 제외하고 베스트 11을 바꾸지 않은 탓에 대표팀은 토너먼트에 들어서며 체력적인 문제를 보였다. 손흥민 역시 “체력문제로 경기력이 안 좋았다. 잠도 잘 못 잤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소신과 고집은 다르다. 소신 있는 자세는 좋지만 지나치면 고집이 된다. 벤투 감독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벤투 감독은 부임 이후 열린 첫 메이저 대회에서 탈락하며 위기에 봉착했다. 이번 대회의 탈락이 실패는 맞지만 끝은 아니다. 실패를 밑거름삼아 더 발전해야 한다. 대표팀의 다음 소집은 3월이다. 벤투 감독에 대한 평가는 3월 A매치의 내용과 결과에 따라 굳혀질 가능성이 높다. 벤투호의 여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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