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인생 달린 문제…왜 행정편의로 접근하냐” 현장 반발 계속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교육부가 경미한 학교폭력은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재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을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제시한 시안엔 ‘교장 자체 종결제’와 ‘경미 처벌 학생부 미기재 방안’이 담겼는데 이를 두고 학부모들 사이 반대 목소리가 큰 것이다.
‘교장 자체 종결제’는 경미한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학생과 학부모가 원치 않을 경우 학교장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지 않고 자체 해결할 수 있게끔 한 방안이다. 또 ‘경미처벌 학생부 미기재 방안’은 경미한 처벌을 받았을 경우 학생부에 처벌 사항을 기록치 않는 것인데 경미 처벌의 기준은 서면사과나 접근금지, 교내 봉사 등이다.
교육부가 이같은 시안을 내놓은 것은 대입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생기부에 과도하게 세밀한 사항이 기재돼 재심 등 소송이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생기부에 학폭 사실이 남을 경우 학생 인생에 낙인이 찍힌다는 비판 등이 작용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교육부가 학교폭력 사안을 행정편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국민청원및제안 게시판에는 교육부 시안을 비판하고 학교폭력에 엄벌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학폭 피해 학생들과 학부모 사이에선 특히 반발이 거세다.
본인을 중학교 3학년 딸을 둔 학부모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학교폭력 피해자인) 제 딸은 1년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이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조퇴하고 급식을 먹지못하는 배고픔을 견뎌야했다“며 “경미한 사건이라고 축소하기전에 제3기관이 학교폭력위원회에 참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해자와 학교가 학교폭력법의 허술함을 이용해서 많은 피해자가 생기는 판인데 소송 수를 줄이는 게 억울한 피해자의 인생에 견줄 수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초등학교 교사라는 한 청원인은 학교폭력 사항을 졸업과 동시에 삭제하는 현행 방식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해당 청원글은 ”졸업과 동시에 학교 내에서 알아서 지침에 따라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기록을 삭제해준다”며 “피해당한 피해학생이 원하고 가해사실이 명백할 때 기재하는 것인데 왜 면죄부를 줘야하냐“고 지적했다.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 이모(28) 씨는 “요즘 학생들을 통솔하는 유일한 수단이 생기부인데 이마저 사라지면 생활지도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소송이 남발되는 상황은 교사들도 피로하지만 ‘경미한 폭력’이 무엇인지 자체도 모호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학폭 피해 관련자는 물론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까지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교육부는 현장 반발을 고려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제도 도입에 신중한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교육부 시안과는 다른 결론이 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학계와 행정 전문가 등으로 꾸려진 전문가 참여단은 교육부 시안에 대체적으로 동의한 상황에서 교육부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시작한 정책숙려제를 통해 이달 말 결론을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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