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3.6%, 코스피 1.4% 미ㆍ일 등 6~7%가 대부분 역할차별화 못해 가격경쟁 발행사 치우쳐 투자자 소외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지난해 새롭게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이 상장 주관사에게 지급한 수수료율이 주요 선진증시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경쟁력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허술한 서비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관사별 차별화가 크지 않으니 저렴한 수수료로만 경쟁을 한 결과라는 풀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ㆍ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자금을 조달한 77개 기업이 대표 상장주관회사에게 지급한 수수료율(총 공모금액 대비)은 약 3.4%이다. 시장별로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평균 수수료율이 3.6%였고, 코스피는 1.4%에 그쳤다. 자본시장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일본의 인수 수수료율은 평균 6~7% 수준이다.

증권사의 상장 주관 서비스는 ▷기업실사 ▷공모가 결정 ▷공모주 배정 ▷시장조성 등의 업무를 포함한다. 기업실사 단계에서 발행사에 대한 주요 투자정보를 생산하거나 검증하고, 이를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안내하면서 청약을 권유하거나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이 적정한 가격 형성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평가해, ‘먹튀’ 가능성이 높은 투자자보다는 장기투자 가능성이 높은 투자자가 보다 많은 주식을 받아갈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통상 인수업무 수수료는 판매수수료와 인수수수료, 주관수수료 등으로 구성되는데, 거의 모든 증권사가 판매ㆍ인수수수료만 받을 뿐 별도의 주관수수료는 받지 않고 있다. 주관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던지, 아니면 ‘공짜’로 해주는 셈이다.

적자기업이라도 미래 성장성이 있으면 코스닥 상장을 허용하는 ‘테슬라 상장’ 제도로 증시에 입성한 카페24는 대표주관회사에 발행금액(513억)의 0.5%에 해당하는 사무주관수수료를 지급했다. 테슬라 상장기업은 일반청약으로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들은 상장 후 3개월간 주관사 측에 공모가의 90%가격으로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풋백옵션)을 보유하게 된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대표주관회사는 역할과 책임에 상응하는 최소한의 대가인 주관수수료가 계약상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표주관업무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기업실사가 부실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규제를 통해 ‘수수료를 많이 받으라’는 식의 시장 원리 훼손은 적절치 않지만 인수계약의 공정성에 대해서 감독당국이 심사하는 방법, 수수료를 명목별로 구분해 공시하도록 규제하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는 주관수수료와 판매수수료가 구분돼 있는지 여부를 주관사의 독립성 및 인수업무의 공정성을 나타내는 척도로 여긴다. 홍콩 역시 주관수수료가 판매수수료 등 인수업무에 대한 다른 보수와 혼동돼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IPO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주관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no deal, no fee’를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