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부진 예상 WM 역량 강화 주력 증시 침체 브로커리지·IB 수수료 줄어 늘어난 부동자금 시장성장 가능성 높여

증권사들이 WM(자산관리) 분야를 새해 화두로 내세웠다. 지난해 증시 부진과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경쟁으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데다 사활을 걸었던 IB(투자은행) 분야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 시중에 갈곳을 잃고 헤매는 부동자금이 급격히 늘어난 것 역시 WM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최근 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증권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WM 부문의 전면배치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말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하나금융투자는 ‘원(One) WM’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리테일 그룹과 WM그룹을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기존 기업분석실과 자산분석실에 글로벌 리서치팀과 코스닥 벤처팀을 신설해 고객의 자산 관리를 위한 전략적 뒷받침도 강화했다.

KB증권은 PB(프라이빗뱅킹) 고객본부와 고객지원본부를 통합해 고객 접점을 강화하는 한편 ‘WM사업본부’를 신설해 관련 사업의 기획과 지원 체계를 일원화했다. 특히 대표이사 직속으로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잠재 고객과의 소통을 이어온 애자일(agile) 전략 조직 ‘마블랜드트라이브(M-able Land Tribe)’가 WM 총괄본부 소속으로 이동한 점이 눈에 띈다.

KB증권 관계자는 “비대면 고객을 타겟으로 디지털 플랫폼 강화를 추진해 온 마블랜드트라이브가 오프라인 고객을 주로 상대해온 PB분야 중심의 WM 본부로 합쳐진 것은 온ㆍ오프라인 시너지를 통해 자산관리 역량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조직개편을 단행한 NH투자증권은 WM사업부 내에 거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집중 제공하는 ‘프리미어블루본부’와 중소ㆍ벤처기업을 담당하는 ‘WM법인영업본부’를 신설했다. 또, WM전략 및 고객 분석 기능을 강화하고 상품 컨설팅 기능을 집약한 상품전략본부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편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올해 경영 계획에 대해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기초로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확충하는 한편, WM과 IB 분야의 협업을 강화해 최적의 자산배분 전략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증권사들이 WM분야에 방점을 두는 것은 증시 부진에 따라 수익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 경쟁에 뛰어든데다 증시마저 글로벌 변동성 여파로 부진하면서 지난해 3분기 증권사의 수탁수수료는 전분기 대비 30.2%나 줄어든 9103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들이 공을 들인 IB 분야 역시 부진했다. 대형 IPO(기업공개)나 유상증자 등이 무산되면서 IB관련 수수료는 391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1% 감소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시장의 연이은 악재에 따라 주식 운용손익이 악화됐고 채권 운용 역시 금리 상승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증권사들의 수익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중의 부동자금은 1117조원까지 늘어나면서 자산관리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저금리와 노령화로 노후자금 필요성은 커지는데 부동산 시장마저 관망세로 접어들면서 증권사의 자산관리 서비스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호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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