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준법감시인 이순우씨 해임절차 대신 자진사퇴 형식 임기 절반만 채우고 은행 이동
회사측 “같은 업무…문제없어” 금감원 조만간 합법여부 판단
신한지주 준법감시인이 임기도중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데 대해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마련된 준법감시인 임기보장제도의 근간이 ‘이동인사’ 형태로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이날 임기가 만료된 허순석 준법감시인(부행장보)의 후임에 이순우 신한금융지주 준법감시인을 선임했다. 이순우 부행장보는 신한은행에서 준법지원부장, 감사부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해 1월 신한금융 준법감시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신한지주는 지난달 21일 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왕호민 당시 신한은행 잠실남지점장을 새 준법감시인으로 선임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경영투명성과 독립성 강화를 위해 준법감시인 임기를 2년 이상으로 보장하도록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을 개정했다. 준법감시인은 주요 경영행위에 대한 법규 준수여부를 판단하는 자리다. 임명은 반드시 이사회를 거쳐야 하며, 해임시에는 이사총수 2/3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임면에 관한 사안은 금융당국에 보고(임면일로부터 7영업일 이내)하도록 되어 있다.
임기보장제 법 시행 이후 중도 사퇴후 아예 회사를 떠난 경우는 있어도, 계열사로 자리를 옮긴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 대대적인 인사를가 단행된 우리은행에서도 임기가 보장되는 준법감시인은 자리를 지켰다.
앞서 신한지주는 지난달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바꿔 자경위가 갖던 준법감시인 후보추천권을 각 계열사로 넘겼다. 이 준법감시인은 신한지주에서 자진사퇴하자마자 신한은행 이사회에서 준법감시인 후보가 됐다.
신한 측은 “지주에서 자회사로 옮겨 가는 것뿐이고 준법감시인 업무도 계속하는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의 준법감시인 임기 만료와 맞물려 지주-은행 간 준법감시인 이동 인사를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3일까지, 신한은행은 10일까지 준법감시인 임면 사항을 금감원에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에는 자격이 합당한 지 여부와 임면사유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준법감시인 선임절차 등을 위반했을 때 처벌은 1억원 이하의 과태료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TF 혁신방안’에서 준법감시인이 임직원의 위법 사실 등을 발견한 경우 해당 업무에 대한 정지ㆍ시정요구를 하도록 의무화했다.
문영규ㆍ강승연 기자/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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