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추종 투자전략보다 유리 스튜어드십코드로 배당기대 호재 저금리로 위험자산 투자증가 한몫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은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투자하는 패시브펀드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액티브펀드(펀드매니저가 투자 종목을 선정)를 압도했다. 그러나 증시 침체가 계속될 경우 새해에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이 기대되는 액티브펀드가 다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인덱스펀드에는 9조9282억원의 자금이 유입(2018년 12월 21일 기준)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가파른 조정을 겪었던 작년 4분기에만 설정액은 약 4조원 넘게 증가했다. 361개 인덱스주식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28조8169억원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에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렸다.

인덱스펀드는 액티브펀드에 비해 거래가 간편한 데다 수수료도 저렴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점이 부각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액티브 주식펀드는 작년 한 해 오히려 756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535개 액티브 주식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24조3870억원으로 인덱스펀드의 전체 설정액보다 4조원 이상 적었다.

이처럼 ETF를 포함한 인덱스펀드 시장의 빠른 확대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 시장에서 패시브펀드의 비중은 25%, 이 중에서 주식펀드로 범위를 좁히면 비중은 41%까지 증가한다.

2007년 이후 전 세계 펀드 시장에서 패시브 주식펀드의 규모는 5.8배 늘어난 반면 액티브 주식펀드의 규모는 1.6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 주식펀드에서 패시브(인덱스)펀드의 성장이 가속화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1년 이후로 평가된다. 액티브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환매가 지속됐다.

특히 2010년 이후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히면서 액티브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주식펀드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패시브펀드의 저렴한 수수료도 인기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반면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펀드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 액티브펀드 자금 유입을 이끌었던 ‘스타 매니저’가 자취를 감춘 데다 시장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액티브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새해 들어 패시브펀드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역으로 액티브펀드가 두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시 침체기가 길어질 경우 지수를 추종하는 투자전략보다는 유망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 면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을 오래 보유할수록 변동위험에 노출돼 기대했던 수익을 얻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제한된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자산은 시장심리를 역이용해 매수, 매도를 반복하며 수익을 누적시켜야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게 된다”며 “작년까지 이어진 패시브 장세는 곧 액티브 장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대표도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패시브펀드는 시장 지수보다 더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며 “그럴수록 시장 평균보다도 좋은 수익률을 낼 종목을 선별하는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가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의결권 행사지침) 도입으로 배당 기대감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점도 액티브펀드에는 호재로 평가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올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배당 확대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고,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기대되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배당주펀드와 중소형주펀드는 액티브펀드가 더 선호되므로 액티브펀드로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저금리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액티브펀드에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올해에도 우리나라에서 패시브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늘어나겠지만 성장률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나래ㆍ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