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취임 1주년 미래대응추진단 출범…노동자 보호 앞장
“삼성의 기탁금 500억원으로 플랫폼 노동자와 서비스산업 노동자 등 산업안전 보호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를 건립할 계획입니다.”
취임 1주년을 맞는 박두용 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27일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지난달 합의한 삼성의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원을 내년 상반기 중에 기탁받기로 했다며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박 이사장은 “삼성은 기금이 원진레이온 사례처럼 민간이 운영하는 형태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반올림은 삼성이 운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전문성과 공정성을 갖춘 공공기관에서 하청업체 안전을 지원하는 인프라로 활용하자고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또 박 이사장은 “전자산업안전센터 건립을 위해 미래대응추진단을 출범시켰다”며 “2~3년후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는 반도체 등 전자산업은 물론, 사업주가 없는 ‘플랫폼노동자’ 등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서비스산업 노동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자, 서비스산업 등의 안전보건실태를 조사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공단직원들의 기술력ㆍ전문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박 이사장은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나 코레일사고, 강릉펜션 가스누출사고 등 일련의 사고와 관련, “대형 안전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안전관련 투자를 하지 않거나 소홀히 하고 규제를 완화하면 그 영향이 3~5년후 임계점에 도달하게 되면서 우후죽순처럼 나타나는데 지금이 그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안전분야에서는 이른바 ‘세이프티 레귤레이션 무드(분위기)’라는 말이 곧잘 통용되는데 국가가 안전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수년 전 경제발전에만 치중하고 안전을 소홀히 한 결과가 지금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이사장은 “지금은 사회 곳곳에 위험이 널려 있어 응급처치가 필요한 비상상황이라 단기적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분야별로 안전관리체계를 점검하는 ‘국가안전관리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위험이 대형화·복합화·집적화·고도화 된 ‘위험사회’에서는 위험을 ‘시스템’으로 관리하지 않고 개인이 조심하라는 식으로 교육하는 과거 방식은 안통한다”며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안전관리체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2022년까지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 문재인 정부 정책의 실무 책임자로서 어깨가 무겁지만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만 쫓아다니는 축구가 아니라, 포지션을 지키고 길목을 지켜야 축구에서 이길 수 있듯이, 사망통계 DB 분석을 통해 사망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길목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산재사망사고 절반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그 중 절반이 비계 추락사고인데 불량비계를 추방하고, 안전한 시스템비계의 시장점유율을 60% 이상으로 높여 사망자를 크게 줄이는 식이다.
박 이사장은 “내년에는 가장 후진적인 산재사고인 사다리 사망사고 근절에도 나설 것”이라며 “안전사다리 보급, 사다리 작업발판 용도(작업대) 사용 전면금지 등의 조치들을 하나하나 시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일상의 위험을 국가와 사회가 관리해야 하듯이, 산업현장의 위험은 사업주가 관리해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대형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이제 안전은 기업 경쟁력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고 있는 만큼 사업주들은 사업장 안전관리 또한 사업주의 경영능력이라는 점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의 노동자 1만명당 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독일 등 선진국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박 이사장은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앞장서고 있다. 공단은 안전보건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거나, 기술수준은 높지만 자금력이 부족해 제품화하지 못하는 중소벤처기업 10개를 선정해 자금, 기술, 마케팅을 지원하는 안전보건 스타트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에는 국제안전보건전시회 전시부스 지원, 역량강화 워크숍 실시, 안전신기술 수요ㆍ공급기업 매칭 프로그램 운영, 언론홍보 등의 활동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10개 기업 중 6개 기업의 총매출액이 54% 증가했고, 고용인원도 지난 해 18명에서 27명으로 증가하는 등 사업성과가 높다. 또한 의사소통능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결혼이주여성을 건설현장 통역요원으로 활용해 재해예방과 일자리 창출(19명) 등 1석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김대우 기자/de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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