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렬ㆍ안태근 행정 소송 승소…법원 “기준에 비해 과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면직 처분, 음주운전 검사는 견책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법무부의 징계를 받은 검사들이 잇따라 불복 소송을 내 승소하고 있다. 법무부가 기준에 맞지 않는 징계를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법무부를 상대로 낸 면직 취소 소송 1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은 지난해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이 불거진 뒤 법무부로부터 면직 징계를 받았다. 면직은 검사징계법상 해임 다음으로 높은 수준으로 2년 동안 변호사 개업이 제한된다.

두 사람의 1심 재판부는 공통적으로 법무부가 징계 기준보다 과도한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안 전 국장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 관련 비위를 수사한 특별수사본부 검사들에게 70~100만 원의 돈봉투를 건넨 것이 품위손상 및 지휘ㆍ감독 의무 위반에는 해당하지만, 면직 처분은 지침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법무부 검찰과장 등에게 돈봉투를 준 이 전 지검장의 경우도 청탁금지법 무죄를 확정받아 품위손상, 지휘ㆍ감독 의무 위반의 징계 사유만 인정된다고 봤다. 검사징계법이 기준으로 삼는 ‘검찰공무원의 범죄 및 비위 처리 지침’에 따르면 품위손상이 경미하면 ‘주의-경고’, 반복되면 ‘견책 이상’을 처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휘ㆍ감독자의 기타 비위가 중한 경우엔 ‘감봉-정직’에 해당한다.

법무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해당 만찬이 관행적인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면직을 할 정도로 심각한 행위였는지 당시에도 의문이 많았다”며 “징계 양정 기준을 감안해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해야 하는데 과도한 결정이 맞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꾸린 합동감찰반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징계는 기계적인 지침에 따라 처리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파장 등 모든 것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징계를 처리할 때 늘 여론이나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진 않는다. 지난달 법무부는 올초 음주운전을 한 검사에 대해 가장 낮은 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음주운전을 하면 최소한 감봉을 받도록 지침을 개정하기 전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이유다.

법무부가 검찰 내부 방침을 어긴 검사에 대해 정직 4개월을 처분했다가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계 취소를 확정지은 사례도 있다.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치청 부장검사는 2012년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백지 구형’ 지시를 어기고 ‘무죄 구형’을 했다가 징계를 받았다. 무죄가 예상되는 사건에서 법원에 판단을 맡기는 ‘백지 구형’은 검찰의 부당한 관행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 법무ㆍ검찰개혁위원회는 ‘백지 구형’ 방침이 잘못된 검찰권 행사라며 국가의 잘못이 명백한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