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라파고스 규제 국가’는 국제 기준과 조화 필요하다는 의미 - 한국 정부 말로만 스타트업 육성, 규제 완하 필요 - “산업 인프라, 인력 수준 등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

크리스토프 하이더 주한 유럽상의 총장, “규제 개선되면, 외국기업 투자 더욱 늘 것”-copy(o)1-copy(o)1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한국의 규제는 국제 기준과 조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특정 산업 분야에서는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것이 외국 기업인들의 시각이다.”

지난달 ‘규제 백서’ 발간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갈라파고스 규제 국가’로 빗대며 주목을 받았던 크리스토프 하이더 주한 유럽상공회의소(ECCK) 사무총장이 국내의 규제 환경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에는 없는 규제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 경제와 사회가 과거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긴 독특한 규제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더 총장은 2013년 사무총장 취임 전까지 독일 제약 회사인 바이엘의 한국과 일본지사에서 15년간 근무한 재무·회계 전문가이자 동북아시아 전문가다.

하이더 총장은 외국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로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린 신기술과 스타트업 관련 규제를 꼽았다.

그는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던 기존 외국 기업은 물론 새로 진입할 기업들에게도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는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키운다고 말하지만 아직 관련 규제의 벽이 높다”고 말했다.

하이더 총장은 그러면서 국제 기준과 조화를 이루고, 새로운 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수록 한국은 더욱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산업 인프라가 훌륭하고, 인력 수준이 높아 외국 기업들이 매력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투자처”라며 “글로벌 시각과 다른 규제들을 개선하면 투자 유치가 더욱 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상의가 한국의 규제 실태에 대해 백서를 발간한 건 올해로 네번째다. 114쪽짜리 ‘규제 백서’ 책자에는 123개의 규제개선 건의 사항이 담겼다.

하이더 총장은 최근 해당 백서를 한국 정부에 전달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등 규제 이슈별로 각 담당 부처와 회의도 가졌다.

하이더 총장은 “한국 정부에서도 우리가 전달한 백서 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유럽상의 내 각 산업별 위원회에서 건의한 규제 개선 내용들을 갖고 각 담당부처와 회의를 하며 서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하이더 총장은 유럽상의의 규제 백서 내용이 한국 정부 정책에 반영될 경우 한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우리는 유럽 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지만 우리가 노력하는 것 가운데 중요한 것은 한국의 무역과 글로벌 사업 환경을 더욱 발전시키는 일”이라며 “우리의 건의가 받아들여지면 한국에 외국투자유치가 더욱 활발해지면서 일자리가 느는 것은 물론 관련 세수도 확보돼 한국 정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