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임대료에 극단 잇단 철수 매력 떨어져 유동인구도 줄어 “티켓사세요, 연극 한 편에 1만원, 1만5000원입니다.”
연극의 메카 서울 대학로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대학로의 정체성을 구성했던 극단들이 높은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밀려나면서, 극단이 띄워놓은 상권에 올라탔던 프랜차이즈 업체마저 속속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4일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는 핵심거리에 있는 상점조차 빈 채로 남아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과 2번 출구 사이에 있어 ‘만남의 광장’ 역할을 했던 파리크라상 역시 지난 4월 문을 닫았다. 1999년 7월 오픈한 지 19년만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상권 자체의 메리트가 떨어지면서 더는 상징성 때문에 버틸 이유도 없고 수익성도 떨어져 결정한 전략적 철수”라는 설명한다. 대학로 상권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높은 임대료를 버티며 대학로에 남아있는 상권 대부분은 프랜차이즈였다. 아직까지 혜화역 핵심거리에는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의 상점들이 입점해있지만 유동인구 자체가 줄어들어들면서 활력을 잃은 모습은 매한가지였다.
인근 학교 학생들마저 대학로 상권을 외면하는 모습도 보였다.
성균관대학교에 재학중인 이모(22) 씨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데 대학로까지 자주 나오지 않는다”며 “주말마다 시위로 시끄러울 때도 많았고 통행을 막아 불편해 다른 곳으로 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연극계는 이같은 결과가 ‘젠트리피케이션의 종착역’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극협회 관계자는 “서울을 근거로 활동하는 연극단체가 322개 정도 되는데 대학로를 근거지로 하던 곳도 임대료를 버티지 못해 밀려났다”며 “극단이 혜화동 로터리 위쪽, 또는 성북동 한성대 인근, 성신여대까지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로 상권이 커지면서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고 임대료가 상승했다”며 “장사가 안 돼 나간 자리조차 임대료가 안 떨어지니 프랜차이즈 아니면 들어올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극의 메카이자 예술의 중심지였던 대학로에 남은 극단 중 다수는 가벼운 상업 연극을 하는 곳이다. 지하철역 입구와 대학로 골목골목에서 티켓을 팔며 모객하는 극단 대다수가 가벼운 로맨스물에 집중돼 있다. 때문에 어렵사리 살아남아 운영되는 극단들마저 연극 생태계에는 큰 도움은 되지 않는 다는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양질의 연극이 흥행하고 수익을 올리는 선순환은 이곳 대학로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창작극 중 ‘빨래’ 정도로 롱런하는 작품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며 “대학로 중심으로 열리는 서울연극제의 경우에도 순수 창작극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로 운영하던 곳이지만 최근 3년전부터는 초연, 재연 가리지 않고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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