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이(사진=FNC엔터테인먼트)
송은이(사진=FNC엔터테인먼트)
(사진=올리브)
(사진=올리브)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최근 새로 시작한 KBS Joy의 예능 ‘코인법률방’은 시민참여형 예능 프로그램이다. 녹화일마다 다른 장소에 컨테이너박스를 설치해두고 법률적 조언을 필요로하는 시민들에게 10분당 500원짜리 변호사 상담을 제공한다. 손님이 외상값을 갚지 않아 고민이라는 클럽 직원이나 자전거를 타고 가다 쌍방과실로 부딪혔는데 넘어진 상대가 약값을 청구해 황당하는 커플의 사연을 들으면 우리 일상에서 멀지 않은 이야기라 관심이 간다. 문제 해결을 위해 변호사들이 제안하는 법률 꿀팀을 듣는 것도 꽤 유익하다. 만일 ‘코인법률방’이 변호사와 손님의 상담 내용만을 반복해 보여준다면 이를 예능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코인법률방’에서 가장 필요한 역할이 바로 MC 송은이다.‘코인법률방’은 시민이 변호사 넷 중 상담을 원하는 한 명을 지정할 수 있다. 선택받은 변호사가 ‘코인법률방’의 사무장 문세윤과 컨테이너박스로 떠나면 송은이와 나머지 세 변호사가 VCR고 상담 내용을 지켜보는 식이다. 여기서 송은이는 철저히 진행만을 도맡는다. 시민들의 각기 다른 사연을 듣고 자신의 경험을 떠올린다든가 변호사들에게 농담을 건넨다. 이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코인법률방’의 분위기를 틈틈이 환기시키며 소소한 재미로 재탄생된다.‘코인법률방’애서 송은이의 몫은 시민들이 품고 온 서로 다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뿐이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는 일은 아니지만 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이기도 하다. 이는 방송인이자 제작자로서 송은이의 가치관을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요즘 많은 방송 프로그램이 지친 시청자들을 어떻게 위로할지 고민합니다” 실제로 송은이는 지난달 올리브 ‘밥블레스유’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의 인기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송은이 역시 시청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위로할 수 있는 방송인을 꿈꾼다. 그래서 김숙과 함께 팟캐스트 콘텐츠 ‘비밀보장’을 만들었고, 그 연장선에서 ‘밥블레스유’까지 기획했다. ‘밥블레스유’에는 최화정·이영자·김숙·장도연 등 입담꾼들이 잔뜩 나온다. 그 사이에서 송은이는 대화의 흐름을 주도하지 않는다. 대신 사이사이 어울리는 사연을 소개한다. 조언을 보태는 동시에 카메라 앵글과 다음 메뉴를 고민하며 제작진의 임무까지 해낸다. 그뿐인가. 스타와 매니저의 일상을 보여주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송은이는 철저히 패널로서만 존재한다. 게스트에 대해 조사한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질문하거나 시청자들이 몰랐을 법한 에피소드를 귀띔한다. 송은이가 보태는 한 마디와 출연진의 사소한 행동도 놓치지 않는 리액션은 ‘전지적 참견 시점’의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예능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 모든 MC가 진행자의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버라이어티의 MC들은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 주목을 독차지하기도 한다. 스포트라이트와 멀리 떨어진 자리를 자처하는 송은이의 예능법이 그 자체로 고유한 색깔처럼 느껴지는 까닭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따질 문제는 아니지만 송은이의 방식은 시청자들의 호감을 제대로 샀다. 지난해 방송가의 새로운 바람을 몰고온 웹예능 ‘영수증’부터 ‘전지적 참견시점’ ‘밥블레스유’ ‘코인법률방’, 추석특집 파일럿으로 방송돼 정규 편성에 성공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까지 송은이가 출연하는 작품마다 두터운 시청자 층을 확보하며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것이 바로 25년째 주인공이 아닌 채로 또 다른 주인공이 되는 송은이만의 삶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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