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 해결돼도 中 경기둔화 우려 해소 어려워 -중국 내부 부양정책이 증시 반등여부 좌우할 전망 -美, 무역협상 조건으로 금융시장 개방 요구 가능성도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내 증시의 반등을 위한 주요 조건으로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회복이 꼽히지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중국 불황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를 괴롭히고 있는 미ㆍ중 무역분쟁이 해소되더라도 중국 경기둔화 탓에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무역분쟁의 전개 상황에 따라 냉ㆍ온탕을 오가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 달 2600선을 내주면서 무너지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은 공포심리 확산으로 가파르게 조정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좋은 논의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에 국내 증시는 급반등했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주말을 지나며 기대감이 다시 줄어들면서 5일 코스피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증권업계는 국내 주가 흐름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 중국 경제에 대해 잇달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을 권하고 있다. 무역협상이 타결에 이르더라도 중국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경기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 경제에 대한 노출도가 큰 한국으로선 국내 기업들의 성장률 둔화에 이은 또 다른 악재로 꼽힌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모멘텀은 완전히 꺾였다. 대부분의 지표들이 하락세를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무역분쟁이 하락세를 가속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지 방향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는 작년에 비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중국의 은행자산과 인프라투자의 연간 증가율은 둔화됐고, 소비자기대지수도 급감했다. 대신 적자를 기록한 민영기업 수는 7.7% 증가했다. 이는 무역분쟁의 여파가 제대로 반영되기 전에 집계된 수치이기 때문에 향후 경기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부채축소와 재정긴축, 산업규제에 무역분쟁까지 가세하면서 나타난 결과”라며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가 가장 부진한 시기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가 특성상 중국 정부의 정책에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만큼 결국 내부 정책이 중국 증시의 반등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4분기 재정지출 확대와 소비부양 등 부양정책 기조 강화를 예고했다”며 “무역협상도 진전되면 4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통과할 수 있겠지만 중국이 각자도생을 택하고 전면적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오히려 부채위험이 확대되는 위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무역분쟁을 끝내는 대신 중국의 전면적인 금융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동필 연구원은 “금융시장 개방은 중국으로선 받아들이기 쉬운 카드가 아니다”며 “결국 미ㆍ중 무역분쟁 우려의 해소가 수치로 확인돼야 증시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투자에 도움되는 구간이 아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