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의약품 업종 지수 10월에만 22% 하락 -코스닥 바이오주들도 하락 가속화…상고하저 -증권가, 바이오 주가 반등 내년 상반기로 눈 돌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미ㆍ중 무역분쟁과 미국 증시의 급락으로 폭격을 맞았던 국내 증시는 최근 바이오 업종의 투매까지 겪으면서 더욱 가파르게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정보기술(IT)주와 함께 주식시장의 활황을 이끌었던 바이오주마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증시는 반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업계는 연말까지 바이오 업계에 뚜렷한 상승 동력이 없는 만큼 바이오주의 반등 시점 역시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의 의약품 업종 지수는 이달에만 22% 넘게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의 제약 업종 지수도 20.1% 급락하며 주저앉았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같은 기간 각각 10.5%, 15% 떨어졌다는 점에서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부진은 상대적으로 더욱 두드러졌다.

제약ㆍ바이오 업종은 그동안 미ㆍ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덜 받는 업종으로 분류됐다. 국내 증시가 미국과 중국 간의 힘겨루기에 출렁이는 상황에서도 바이오주들은 지난 8월 중순부터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며 대외 충격과 거리를 뒀다.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제약ㆍ바이오 지수를 끌어올렸다.

바이오주의 상승 랠리가 지속되면서 코스닥 지수는 지난 달 83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증권가는 무역분쟁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중국과의 관련성이 낮은 업종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이달 초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은 가속화했다. 바이오주도 급락세를 피하지 못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이슈까지 겹치면서 제약ㆍ바이오 업종 전반이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2대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난 22일 블록딜로 셀트리온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음날 바이오주의 투매가 확산됐다.

이달에만 24% 하락한 셀트리온 주가는 24일 22만5500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같은 기간 24.6% 급락하며 동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바이오주들의 3분기 실적 부진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안갯속을 헤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3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줄어든 1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공장의 일시적 가동률 하락과 3공장 인건비 증가, 일부 제품의 매출액 반영이 4분기로 미뤄진 점 등이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제약ㆍ바이오 섹터는 실적 시즌에 쉬어가는 경향이 있는 데다 3분기에 모두 실적이 하향 조정될 만큼 안 좋다”며 “10월은 9월과 달리 연구개발(R&D) 모멘텀도 부족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단기 차익을 노린 자금들이 이탈하면서 제약ㆍ바이오 지수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31일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재심의도 앞두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회계 관련 이슈는 그나마 해소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로 예상됐던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차 공방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불확실성도 이달 말에는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제약ㆍ바이오의 주가 반등을 이끌 R&D 모멘텀이 연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선민정 연구원은 “현재 임상이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의 결과 발표 등 R&D 모멘텀이 올해 4분기보다는 내년 상반기에 다수 존재한다”며 “3분기 실적발표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나면 2019년에 대한 기대감으로 제약ㆍ바이오 섹터는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