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채권금리 상승·무역전쟁 연준 행보 놓고…트럼프 ‘공격’, 라가르드 ‘방어’ 경제학자 “무역전쟁 장기화” 무게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국발 증시 충격으로 세계 경제에 위기감이 드리워졌다. 홀로 경기 호황을 누렸던 미국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기조와 채권금리 오름세, 미국과 중국의 전면적인 무역전쟁 우려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신흥국 자본유출 우려도 위기론에 힘을 더하는 상황이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1~2%대 하락했다. 전날 3~4%대 내린 데서 또 미끄러졌다. 불안한 투자심리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은 변동성지수(VIX)에서도 드러났다.
중앙은행인 연준의 긴축기조와 맞물린 채권금리 오름세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날 장중 3.24%까지 치솟으며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이 반세기만에 최저 수준(3.7%)에 도달하는 등 연준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증시엔 직격탄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싼값에 돈을 빌려 실적을 불리던 시대는 끝났다는 의미다.
우려는 부동산 시장에도 퍼지고 있다.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8년 만에 5%를 넘어섰다. 역사적으로 볼 때 5%는 낮은 수준이지만, 주택시장이 직면한 다른 요인과 결합해보면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CNN은 “주담대 금리의 상승은 새로운 시장주기의 한 부분”이라며 “이자율은 오르고 주식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했다.
연준의 행보를 두고선 공방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은 너무 공격적”이라며 “큰 실수”라고 비판했다. 전날 “연준이 미쳐가고 있다”는 발언의 연장선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치적인 ‘증시 강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자 맹공에 나선 것이다. 반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CNBC 방송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미친 것’과 연관시킬 수 없다”며 “그와 이사진은 결정에 매우 진지하다”고 두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 추락의 원인을 연준의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도 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CNN은 “관세는 원자재 가격을 인상시켰다. 미국 주요 기업들은 대중국 관세와 보복 관세에 불만을 갖고 있다”며 “무역전쟁은 연준이 해결하고자 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동시에 양국 무역전쟁의 최전선에 놓인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주가는 전날 4~6% 폭락했다.
불똥은 세계 경제로도 튀고 있다. IMF는 지난 9일 내놓은 세계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무역전쟁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며 올해·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7%로 하향 조정했다. 이 외에 선진국의 금융환경 악화, 달러 강세 등으로 신흥국에서는 1000억달러(약 111조6500억원) 규모 자본 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독일 정부는 올해·내년 경제성장률을 1.8%로 내리며 국제적 무역분쟁 등을 이유로 꼽았다. FT는 “독일은 유로존 최대 경제국으로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무역에 대한 의존은 이 지역 전체 경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무역전쟁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FT가 니케이·니케이퀵뉴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 데 따르면 중국 기반 경제학자 16명 중 5명만이 중간선거 후 무역전쟁이 진정될 것이라고 봤다. 6명은 상황이 변하지 않으며, 나머지는 오히려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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