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8시간, 주5일 근로자 기준, 대법원은 ‘月 174시간’으로 소정근로시간 산정 - 정부는 일하지 않아도 유급 처리되는 ‘주휴시간’ 포함 月 209시간 일한 것으로 봐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경제계는 정부가 입법을 준비중인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대법원 판례와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행정부가 자신들의 논리만 내세우면서 사법부의 판단을 역행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다.
10일 고용노동부등 관계부처와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의 입법예고 기간을 끝내고 입법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
고용부의 시행령 개정안은 최저임금 산정 기준 시간인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실제 일하지 않았지만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합산토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대법원의 판단과 배치된다. 대법원은 지난 2007년 1월과 지난해 12월, 올해 6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주휴수당과 관련된 유급주휴시간이 최저임금 산정 근로시간 수와 무관하다고 판결해왔다.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며 “이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와는 구별되므로 주급제 혹은 월급제에서 지급되는 유급휴일에 관한 임금인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동일한 취지의 판결이 이어진 것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이에 대해 “시행령 개정안이 대법원의 판단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부가 고시하는 월 최저임금에 이미 주휴수당이 포함된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의 논리도 틀린 것만은 아니다”고 했다.
1일 8시간, 1주 5일 근로를 하는 경우 1주일 근로시간은 40시간이다. 한 달을 평균 4.345주로 보고 월 근로시간을 계산하면 174시간이 된다. 내년 최저시급 8350원을 적용하면 대법원 판단대로는 월 최저임금은 145만2900원(8350원X174시간)이 된다. 하지만 정부가 고시한 내년도 월 최저임금은 174만5150원이다. 개근했을 때 주휴수당을 미리 계산해 실제 174시간 일했어도 209시간을 일한 것으로 산정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경제계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비롯한 최저임금법을 위반했다며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논평을 국회 5개 원내정당 당대표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행정부는 각 법에 근거한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시행령을 마련할 때 사법부가 법을 해석하고 판단한 것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10곳이 공동으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기존 고용노동부의 행정지침은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효력을 상실했음에도 정부가 오히려 시행령 개정을 통해 행정지침을 합법화하려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일하지도 않은 시간을 최저임금 산정 기준 근로시간에 포함시켜 기업들에게 부당한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의 시행령 개정안이 대법원 판례에 배치되는데다 범죄 구성 요건과 직결되는 만큼 국회에서 충분한 입법 논의를 거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용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대한 40일 간의 입법예고 기간을 끝내고 입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고용부는 이달 중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와 법제처의 법제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이어 차관회의와 국무회의의 심의 등의 절차를 거치고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대통령의 재가 절차를 거쳐 관보에 게재되면 개정안이 공포된다. 법률이 아닌 시행령인 만큼 이 과정에서 국회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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