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인상” 재계 목소리 무시 관련법 시행령 개정까지 준비 내년 최저시급 미달 속출할 듯

경기는 추락하고 고용 지표는 빨간불이 들어온지 오래다. 악화일로인 대외환경 때문에 기업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의 경쟁력 하락도 심상치않다. ▶관련기사 3면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 줄었는데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다. 경제가 비상 상황이지만 정부는 경제 주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부터 중소중견기업, 대기업, 경제단체들의 잇따른 우려에도 정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을 끝내고 입법 절차에 돌입했다.

10일 고용노동부등 관계부처와 재계에 따르면 경제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이달 중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와 법제처의 법제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최저임금 산정 기준 시간인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실제 일하지 않았지만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합산토록 하는 시행령 개정안은 대법원 판례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지만 정부는 강행하겠다는 의지다.

최저임금은 지난 2017년 6470원에서 올해 7530원으로 사상 최대 인상률(16.4%)을 보였다. 내년은 올해보다 10.9% 더 인상된 8350원이 된다. 지난 7월 이같은 인상폭이 확정될 당시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이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존폐 기로에 설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한 이유다.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다소나마 줄이기 위해 기업의 지불능력 고려해 사업 종류별로 구분 적용하자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들은 “이번 결정은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한 채 이루어진 것이다. 향후 이로 인해 파생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결정에 참여한 공익위원과 근로자위원이 져야 할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정부의 일방통행은 계속되고 있다. 가뜩이나 최저임금 인상폭 자체도 부담스런 자영업자들과 기업들은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내년부터 시급 1만원을 줘도 최저시급(8350원)에 미달하는 상황이 발생해 대거 범법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하루 8시간, 1주일 40시간을 일하는 근로자 A씨의 시급이 1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A씨의 주급은 40만원, 한 달을 평균 4.345주로 계산하면 월급 173만8000원을 받게된다. 174시간을 일하고 174만원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A씨는 최저시급(8350원)에 미달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정부가 고시한 월 최저임금은 174만5150원이기 때문이다. A씨는 실제로는 174시간 일했지만 정부는 주휴시간을 포함한 209시간을 일한 것으로 보고 최저시급을 따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A씨의 시급은 8350원에 못 미치는 8315원이 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 10곳이 공동으로 이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반대 성명을 냈지만 별다른 답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의 경고는 계속되고 있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바로 두 달 뒤부터 최저임금이 또 10% 넘게 올라간다. 부작용이 금세 나타날 것이다. 영세ㆍ소상공인만이 아니라 중소ㆍ중견기업, 대기업까지 모든 경제주체들이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경제부총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정치적 부채로부터 벗어나 경제라인을 인적쇄신하는 등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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