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인상 이후 대출금리 상승폭의 1/4 연 2%대 상품도 드물어 대출이자만 더 물 가능성
0.08%포인트 대 0.02%포인트. 꼭 4배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내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인상분간 차이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정작 예금이자를 더 받기 보다는 대출이자를 더 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출 금리는 3.55%에서 지난 8월 3.63%까지 0.0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예금 금리는 1.79%에서 1.81%까지 0.02%포인트 증가했다.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1월 1.76%포인트에서 지난 8월 1.8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대출금리는 지난달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국내 채권금리와 상관없이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예금금리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3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권 금융 상품을 살펴보면 12개월 기준의 정기예금 중 2%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14개다. 이 중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 상품을 제외하면 시중은행 상품은 NH농협은행의 ‘왈츠회전예금2’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 등 2개 뿐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점이 없고, 지방은행은 영업점 수가 지난 2분기 기준 952개로 시중은행(5606개)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대면 채널로 상품에 가입하는게 어렵다 보니, 2%대의 금융상품을 이용하려면 소비자가 모바일이나 인터넷 등 비대면 채널을 이용해야 한다. 시중은행 상품 중에서도 SC의 ‘e-그린세이브’ 처럼 비대면 채널 상품에 한해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채널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2%대 금리 상품을 활용하기가 어려운 셈이다.
은행들은 고시금리를 일괄 높이는 것보다 우대금리 항목을 많이 만드는 식으로 실질적인 금리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시금리를 높이면 은행들의 조달 부담이 커지고, 대출금리 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대금리나 이벤트 등으로만 예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별 우대금리 요건을 다 충족시킨다 해도 2%대 금리 상품은 21개에 그친다. 시중은행 중심으로 추리면 KEB하나의 ‘N플러스 정기예금’ 등 5개가 남는다.
일각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져도 예금 금리 인상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들도 유동성이 충분한 만큼 예금 금리를 높여가면서까지 조달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것이다. 은행은 예금 외에 은행채 발행으로도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지난 7월 기준 예금은행의 총 예금 잔액은 1342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1% 상당 늘었다. 같은 기간 대출증가율은 이보다 높은 10.2%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안정적인 방향을 선호해, 2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를 준다 해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1금융권 예금으로 자금을 ‘파킹’해두는 움직임이 많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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