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증가세 6분기째 둔화 은행 가계대출은 증가폭 확대 “입주물량 확대 영향…내년이후 진정” 5월연휴, 월드컵 탓 판매신용 2.2조↑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가 1493조원을 넘어 1500조원에 육박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증가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6분기 연속 둔화하며 3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은행의 가계대출은 사상 최대 수준인 아파트 입주물량의 영향으로 관련 주택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입주물량이 일정부분 소진되는 내년 이후부터 증가세가 잡힐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2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49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4조9000억원 증가했다.
분기중 증가액은 1분기의 17조4000억원보다 확대됐으나, 지난해 같은 분기(28조8000억원)에 비해서는 축소됐다. 2분기 기준으로는 2014년 2분기(13조4000억원)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특히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7.6%로, 2015년 1분기(7.4%)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증가율은 지난 2016년 4분기에 11.6%까지 치솟은 이후 6분기 연속 둔화되고 있다.
문소상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는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 전분기 대비보다 전년동기 대비로 증가세를 보는 게 맞다”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아직 가계소득 증가율을 상회하고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가계신용에서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빚을 의미하는 가계대출만 떼서 보더라도 이와 같은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1409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2조7000억원 늘어났다. 증가분은 1분기(17조1000억원)보다 많지만 전년동기(26조9000억원)보다 적었다.
다만 제1ㆍ2금융권의 가계대출 흐름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큰폭으로 증가한 것과 달리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증가세가 둔화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12조8000억원 불어난 68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8조2000억원)나 전년동기(12조원) 대비로도 증가폭이 확대됐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1분기와 같은 8.1%로, 작년 3분기(6.9%), 4분기(7.0%)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6조원, 기타대출은 6조8000억원 각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아파트 입주물량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데다, 이와 관련한 주택자금을 신용대출로 충당하면서 기타대출도 덩달아 늘었다고 분석했다. 은행에서 오토론 등 자동차대출 취급을 활발히 늘린 점도 기타대출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한은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규제강화의 영향을 받는 은행의 개별 주택담보대출은 이미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올해 신규 분양물량 관련 대출이나 2015∼2017년에 기취급된 집단대출 취급분이 어느 정도 소진되면 내년 이후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2분기 6조3000억원에서 올 2분기 2조6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8000억원 감소한 반면 기타대출은 3조3000억원 증가했다.
가계가 신용카드로 긁고 아직 결제대금을 납부하지 않은 금액을 뜻하는 판매신용은 증가세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판매신용 잔액은 8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2000억원 늘어났다. 분기중 증가폭은 1분기(3000억원)는 물론, 전년동기(1조9000억원)보다 크다. 5월 연휴와 어린이날ㆍ어버이날, 6월 월드컵 효과 등으로 소비가 확대된 데 주로 기인했다.
spa@heraldcorp.com

